미국 실적 역대최고, 中선 판매량 급감… "특단의 대책 세울 것"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는 약진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선 죽을 쑤고 있다.
딜러 지원금 확대로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려던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중국시장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마저 내놓고 있다.
◇현대차, 미국 시장 승승장구=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6월 미국 시장에서 4만9368대를 판매해 월별 판매량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0.9%, 지난 5월보다 12.5% 증가한 수치.
현대차(509,000원 ▲28,500 +5.93%)관계자는 "6월 실적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난 198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다 판매 실적"이라고 밝혔다. 종전 최다 판매기록은 지난해 7월 4만7205대였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점유율도 3.4%로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력 차종인 쏘나타, 싼타페 및 새롭게 출시한 베라크루즈 등이 인기를 얻어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쏘나타는 지난 6월 1만5080대가 팔려 전년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 싼타페와 앙트라지는 8460대, 3479대가 팔려 전년동기보다 각각 37.4%, 130.4% 늘었다. 지난 3월 출시한 베라크루즈도 인기를 끌어 1549대가 팔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동기보다 1.1% 늘어난 23만6595대를 판매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중국 시장에선 고배= 하지만 중국 시장에선 이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6월 한달간 1만3302대를 판매해 전달보다 22.4%, 전년동기보다 27.0%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 1월 2만4181대를 판매한 이후 5개월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4월엔 1만7632대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판매 순위 1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5월들어 딜러 지원금 확대로 전달보다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6월 들어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베이징현대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 줄어든 11만2031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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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161,800원 ▲7,100 +4.59%)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아차는 지난 6월 미국과 중국 시장 모두 판매실적이 줄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아차 노조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는 2만6288대로, 전달에 비해 7.7%,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2% 줄었다. 다만 미국내 올 상반기 판매는 15만43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 6월 680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보다 9.7%, 전년동기보다 32.0% 줄어든 수치.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실적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6.9% 감소한 5만2927대에 그쳤다.
◇가격 및 제품 경쟁력 약화, 특단의 대책 필요=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중국 업체와 글로벌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차 출시마저 지연되면서 일본 토요타 등과의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점을 인식, 지난 5월 중순 이후 차종별로 딜러 지원금을 최대 1만위안(약 120만원)까지 추가로 제공, 사실상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 판매 중인 프라이드, 옵티마(국내명 로체), 카니발의 가격을 사양별로 2.5%에서 최대 16%까지 인하하는 동시에 쎄라토에 대해선 딜러 지원금을 추가로 제공하며 가격 인하에 맞섰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은 일시적 방편에 불과, 대세를 돌려놓기에 늦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 시기를 놓쳤다"며 "특히 토요타가 2008년형 신형 코롤라와 캠리를 출시하면서 현대차가 판매하고 있는 구형 아반떼와 쏘나타의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금처럼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현대차 2공장과 기아차 2공장 준공으로 중국내 생산량이 급증하게 된다는 점. 가동률 하락과 재고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장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