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닌텐도 코다 미네오 사장, "MS,소니 의식 안해"
조기교육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열살배기 꼬마는 '영어삼매경'에 빠졌다.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는 치매 예방을 위해 '두뇌게임'을 즐긴다. 말 만한 아가씨도 강아지 키우는 데 맛 들였다('닌텐독스').
닌텐도가 지난해 7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1년이 지났다. '닌텐도 DS 라이트'를 출시하고 게임 타이틀을 선보인지도 반 년이다. 지난 5월 18일 기준, 닌텐도 DS 라이트의 공식발매량은 27만대. 7월 현재까지 3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출발이 좋았다.
닌텐도는 원래 화투나 카드, 보드 게임을 주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콘솔 게임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창업 119년째 일본 최장수 게임회사. 그래서 자신있게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할 수 있는 걸까.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와 함께 국내 패키지 게임시장의 삼두마차를 끌고 있는 한국닌텐도 코다 미네오 사장(47ㆍ사진)을 만나봤다. 다음은 코다 사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의 게임 유저들에게 닌텐도 DS 라이트를 선보인지 꼭 반 년이 됐다. 생각보다 한국시장에 빨리 안착한 것 같은데 한국닌텐도나 닌텐도 본사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닌텐도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초기에는 닌텐도 브랜드에 대한 한국 유저들의 인지도가 매 우 낮았다. 지금은 패션잡지에서 스타들의 애장품으로 소개되거나, 방송 드라마에서도 대여품 요청이 적지 않다. 괘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 초기 닌텐도 DS 라이트 게임기를 보고, 게임기라기 보다는 전자사전 같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차별화 전략으로 맞아떨어졌다. 시작부터 장동건, 이나영 등 대형 모델을 기용하는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도 화제가 됐는데...
▶닌텐도의 게임기는 게이머들만 즐기는 플랫폼이 아니다. '이것이 게임이다'라는 틀을 만들고 정해진 시장 안에서 경쟁하기보다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유저들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시장을 키워가는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다. 시장 진출 초기 마케팅에 공을 들였고 비용도 적지 않게 투자한 게 사실이다.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
- 한국의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 MS, SCEK가 각축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은 패키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3사가 과열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닌텐도 만의 색깔이라고 할만한 게 있는지.
독자들의 PICK!
▶한국의 게임산업은 급성장했지만, 온라인 게임에 편중돼 있다. 콘솔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도 그만큼 성장여력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경쟁사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한국닌텐도 사무실에는 경쟁사 제품이나 게임기가 전혀 없다. 닌텐도의 게임은 MS의 엑스박스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처럼 화려하지 않다. 경쟁지대가 다르다.
- MS나 SCEK와의 경쟁보다 '마이 웨이'를 걷겠다는 뜻인가.
▶그렇다(웃음).
- 국내 시장에서 선전한 부분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다. 다른 패키지 게임사보다 닌텐도의 피해가 특히 두드러진다.
▶한 번은 고객서비스센터에 문의전화가 왔다. 아이가 닌텐도 게임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하고 있는데, 불법인지 아닌지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다. 게임개발사에게 불법복제는 가장 큰 적이다. 단순 경고로 그치기에는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불법 다운로드 기계가 범람하고 있고 이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다. 결국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 경쟁력 있는 외산 게임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내 게임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특히 패키지 게임은 닌텐도나 MS, SCEK에 대적할 만한 토종 업체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엔씨소프트가 패키지 게임 개발을 위해 SCEK와 손을 잡았다. 닌텐도 역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닌텐도의 한국 진출은 한국게임산업개발원(現 한국게임개발진흥원)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닌텐도와의 협력을 통해 패키지 게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닌텐도가 플랫폼 만으로 한국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20여 게임개발사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 최근 한국 게임업체들의 화두는 글로벌이다. 네오위즈가 EA와 협력하고, NHN의 한게임은 게임 퍼블리싱 펀드를 결성하면서 해외 퍼블리싱을 겨냥하고 있다. 넥슨도 일본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고, 국내 게임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유저들의 취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온라인 게임이든 콘솔 게임이든 관건은 소프트웨어의 질이다. 전세계에 한국처럼 유능한 게임개발자들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또 미국과 일본의 PC 보급 대수를 볼 때, 온라인 게임 시장은 활성화 될 것이다. 한국의 우수 인력과 온라인 게임에서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 하반기 닌텐도가 한국시장에서 주력할 부분은 무엇인가.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에서 개발된 타이틀을 현지화해 출시하고 게임 타이틀을 보다 다양화하겠다. 지금까지는 휴대용 게임에 초점을 뒀지만 하반기에는 TV에 연결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 '닌텐도 위(Wii)'에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