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구조조정 선배'..."한수 가르쳐 주마"
마케팅 전략은 그 회사를 평가하는 가장 '민감한' 잣대 중 하나다. 마케팅 전략에는 그 회사의 자부심과 미래 경쟁력, 기술력 그리고 시장 평가 등이 녹아들어 있다.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비전과 성향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와LG전자(127,900원 ▲23,900 +22.98%)가 마케팅전략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다소 상이한 시장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휴대폰 부문에서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쳐 성과를 더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일 2/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휴대폰 부문의 호조가 실적 향상의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프리미엄폰 판매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4.7%에서 2분기 11.6%로 크게 늘었다. 마케팅 전략의 대성공이다.
반면 프리미엄 마케팅을 주로 구사하던 삼성전자는 이머징마켓 공략, 중저가폰 출시 등을 통해 '대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2/4분기에 물량 기준에서 모토롤라를 제치고 휴대폰 부문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낮은 곳으로 임하는' 전략을 통해 과연 어느 정도의 수익성 제고효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
시장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성과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과 전략 수정에 따른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제 막 구조조정과 전략 수정에 나선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인 입장이 많다.
◇뒤바뀐 마케팅 전략=LG전자는 지난 1/4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위기감에 휩싸였다. 올해초 김쌍수 (주)LG 부회장 대신 LG전자를 맡은 남용 부회장은 '풀뿌리 마케팅'에서 '프리미엄 마케팅' 쪽으로 급선회했고, 시간이 갈수록 성과를 더하고 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LG전자의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은 시의적절했다"며 "그동안 이렇다할 이미지 없이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브랜드'라는 모호한 정체성을 지녔으나 고급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판매 확대라는 성과로 연결지었다"고 평가했다. 이렇다할 히트 모델 없이 애매모호한 위치를 벗어나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
박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전략 선회에 대해 "공과대 출신인 이기태 부회장 시절에는 기술적인 성과에 대한 강조에 주력했으나 상업 마인드를 앞세운 최지성 사장은 영업 및 수익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향후 어떤 성과를 낼 지 키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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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조조정 시작" vs LG "성과 가시화"=민후식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LG전자의 경우 적자를 내며 사령탑을 바꾸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시장도 좋아지고 전략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긴박했던 만큼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게 적중했다는 평가다.
민 연구위원은 이어 "삼성전자는 이에 비해 적자를 낸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며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등 비로소 구조조정에 나섰는데, 향후 6개월 가량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력 경쟁력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하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란 시장 믿음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구조조정 선배'인 셈이다. 시차를 두고 엇갈린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두 회사는 마케팅 전략, 경영 성과 등에서도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 이채롭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LG전자는 실적 발표와 함께 상승탄력을 다소 키우며 전일 대비 1200원(1.65%) 오른 7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