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재료, 안정된 수급 등 갖춰져야
화려하게 개막한 2000시대지만 안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1963.54로 마감하며 전일보다 40.68포인트(2.03%) 하락해 2000시대의 감격을 희석시켰다. 안정적인 지수 2000시대를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
무디스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예상치를 상회하는 2분기 GDP성장률 등 지수 상승의 재료들은 충분히 노출됐다. 더욱이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증시에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았다. 신용등급 상향 이전에 주가가 상승했던 경우는 과거 16차례 가운데 13번이나 되지만 신용등급 상향 이후 수익률이 높았던 적은 3번에 불과하다.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이머징’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상당부분 감소했다”면서 오는 9월 20일로 예정된 FTSE의 한국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또 다시 증시상승의 중요한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FTSE는 한국을 이머징 시장 내에서 Advanced emerging market으로 분류하고 있고 Developed market에 편입될 수 있는 관찰국으로 지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신규지수 편입이 확실시 되면 우리 증시가 안정적인 2000선을 지키느냐의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수급구조
이 날 ‘급락’의 주원인은 차익실현과 급등에 따른 경계매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 날 4000억원 넘게 매도하며 9일째 순매도를 유지했다. 그간 외국인의 대거 ‘매물’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개인의 적극적인 매수가 지수를 뒷받침 했다.
그러나 이 날은 역부족이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수급여건이 좋아 외국인의 순매도 랠리가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9월의 한국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 리레이팅 과정이 다시 진행되면서 돌아온다면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얼마나 장기적으로 잡는가도 관건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는 등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익실현을 위한 단기매물이 쏟아져 나올 경우 지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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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2000이라는 상징성 앞에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보다 차익실현 욕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 그간 수급을 담당해오던 개인과 기관의 중심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지수가 내달리기 보다는 일정 시간 조정의 기간이 필요하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펀드 가입자들은 지수가 하락하면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중간 지수가 쉬어가는 국면을 보여줘야 펀드의 자금유입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건전한 조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대외여건의 흐름
재료보다 우선하는 것이 펀더멘털이다. 2분기에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4.9%를 기록한 것은 국내 경기회복의 가시화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회복은 수출경기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지출항목별 GDP 성장기여도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7%p까지 확대된 반면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4%p로 오히려 지난 1분기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보다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의 균형잡힌 성장이 필요하다”며 민간소비부문의 약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외국인 보유 비중이 35%를 넘는 상황에서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는 가능성이 낮더라도 미국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정도까지 진행될 개연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관련주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대한 영향이 2분기 실적 악화로 점차 확인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상승과 관련된 이머징 마켓 밸류에이션의 지속적 상승도 보장돼야 한다. 이에 대해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이머징마켓 밸류에이션 상승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머징 마켓 이익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상품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고성장 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