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상하이 최대기업인 상하이자동차 본사 5층 컨퍼런스룸. 창문이 버티컬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다. 창밖 풍경을 보려고 블란이드를 젖히자 창문이 희뿌옇게 바래 있다. 천정에서 새어 나온 허연 시멘트 물이 창틀에 떨어져 창문에 튄 자국이다. 창 틀에 수건을 덧 대 놓고, 블라인드로 가린 게 고작이다. 건설된 지 몇년 안된 새 건물이 이렇다.
#장면2.
상하이의 최고급 호텔 홍치아오 영빈관 호텔. 로비에서 콘시어지에게 한국으로 우편엽서를 대신 보내줄 수 있겠냐고 묻자 "쏘리, 아이 돈 노"만 되뇌인다. 우체국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면 될 지 주위사람에게 물어보는 수고조차 않는다.
중국의 버블론이 시끄럽다.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부터 조만간 버블이 붕괴할 것이란 우려가 팽팽이 맞서고 있다. 기자는 상하이에서 겪은 두가지 장면에서 중국의 버블붕괴가 임박했음을 직감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상하이의 야경은 화려하다. 그러나 화려함 뒤 빌딩 속 마감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최대 기업의 컨퍼런스룸조차 물이 샌다. 도로 곳곳이 땜빵이고, 건물 벽엔 금이 가 있다. 새 건물보다 1000년전에 지어진 유적이 더 튼튼해 보인다.
인적 재원은 많지만 쓸만한 인재는 없어 보인다. 능력이 뛰어나도 열심히 일하려는 자세를 찾기 힘들다. 서비스업이 기본이 호텔 컨시어지마저 문만 열어줄 뿐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끝이다.
쓸데없는 과잉 인력도 많다. 주차장 입구 사무실에 앉아 손짓만 하는 인원이 4~5명은 된다. 현지주재원들은 조선족의 생산성이 한족의 두배 이상은 된다고 한다. 질서 의식도 형편없어 무단횡단과 역주행, 새치기가 여전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부실함 속에 외부 자본마저 줄어들면 중국 경제의 위기는 빨라질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위기 속에 한국의 대응법은 무엇이 될까? 10년전 IMF외환위기의 교훈을 되새겨볼 시점이란 생각이 계속 든다. 10년전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어떻게 부를 창출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