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의 화려한 컴백, 그 이후

박용만 회장의 화려한 컴백, 그 이후

강기택 기자
2007.12.30 15:12

[2008 주목할 재계 리더]-<6>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화려한 컴백'. 그 말이 딱 어울리는 이가 바로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이다. '두산사태' 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는 걸 꺼려했던 박 회장은 세계적인 건설기계 회사 '밥캣'을 인수한 뒤 세상에 당당히 나타났다.

지난 30일에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안팎에 그가 갖는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주)두산, 두산중공업의 부회장직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룹의 글로벌경영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자리는 지난 8월14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있은 두산인프라코어 기업설명회(IR). 직접 밥캣의 M&A 과정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러 나선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솜씨 있게 처리했던 경영자로서의 관록이 배어 있었다.

박 회장에게 있어 밥캣 인수는 '끝'이 아니라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국내 M&A시장이 활짝 열리는 내년도에 더 할 일이 많기 때문.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등 그룹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들에 대해 박 회장은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주당 최고의 가격을 제시하고도 M&A 사상 유례가 드문 '도덕성'조항으로 감점을 받으며 좌절했던 것을 이번에는 기필코 만회하겠다는 것. 그는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등 대형 M&A 물건이 시장에 나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 회장은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부문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M&A도 검토중이다. 또 건설기계 부문에서 불도저, ADT 등 두산인프라코어나 밥캣이 생산하고 있지 않은 품목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도 M&A를 할 의사를 갖고 있다.

이처럼 박 회장은 M&A에 대해서는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 원천기술과 글로벌 시장을 가진 기업을 사들여 단숨에 글로벌 플레이어로 가는 스피드경영이 그의 지론. 그래서 두산이 그룹 차원의 M&A전담팀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 차원에서도 M&A팀을 두고 대상을 물색중이다.

박 회장은 그러나 M&A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여긴다. M&A이후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내년에는 두산밥캣, 두산밥콕 등 인수한 해외 기업들이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가 생각하는 합병 후 통합(PMI) 과정이 '두산화'는 아니다. "M&A는 이질적인 두 기업이 경영철학을 공유하는 과정"이며 '침략'이나 '점령'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인수한 회사들에 대한 파견인원을 최소화하며 각 사 실정에 맞는 현지경영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요컨대 내년에 박 회장은 'M&A의 강자'이자 'PMI의 귀재' 두산의 명성에 걸맞는 딜과 경영을 해 나가야 한다. 'M&A의 살아 있는 교과서'를 쓰고 있는 그에게서 재계가 또 하나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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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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