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료백신의 '무료' 위장

[기자수첩]유료백신의 '무료' 위장

성연광 기자
2008.01.15 09:05

이스트소프트의 '알약'과 '야후 툴바' 등 실시간 무료백신이 나온 뒤 무료백신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료결제되는 백신을 버젓이 무료백신이라고 위장한 광고가 인터넷에서 판을 치고 있어 이용자들의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네이버와 다음, 야후 등 포털 검색창에서 '무료백신'을 치면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프리미엄링크 등 검색 상단 '키워드 광고'에 다양한 무료백신들이 주루룩 뜬다.

문제는 이들 '무료백신'들이 대부분 무료가 아니라는 점. 프로그램 설치와 악성코드 진단과정까지는 무료지만, 치료는 '돈'을 내야하는 엄연한 '유료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이들 프로그램은 하나같이 '무료백신'이라는 키워드로 사용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영세 규모의 악성코드 치료업체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금융권 키워드보안프로그램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전문보안업체까지 포함돼 있다. 해당업체는 '최신 악성코드 패턴에 대해서만 유료"라고 주장했지만, 요즘 창궐하고 있는 악성코드 대부분 최신 패턴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않는 해명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무료백신' 열풍을 악용한 속보이는 상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포털 등 서비스업체들이 '무료백신'을 내놓는 주된 취지가 PC에 설치된 뒤 '악성코드에 감염됐다'며 유료치료를 요구하는 프로그램들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인데, 정작 이 용어마저 일부 업체들이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에 나돌고 있는 '악성코드 치료 프로그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악성코드 치료 프로그램' 관련 소비자 불만건수는 총 742건. 전년동기 접수건수에 비해 무려 57.2% 증가했다. 대부분 휴대폰 요금 자동연장 문제나 본인 동의없이 결제되는 등 요금결제와 관련된 불만들이다.

이런 지경까지 온데는 무엇보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무료백신'으로 둔갑한 '유료 프로그램'을 스폰서 광고라는 이유로 확인도 안한 채 버젓이 검색상단에 노출시키는가 하면, 포털 자료실에서는 '무료백신'으로 위장한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배포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최근 '무료백신' 서비스에 들어간 일부 포털들의 경우, '무료백신' 서비스에 대한 명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