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안목 가진 5%를 고객으로"..소박한 목표

"긴안목 가진 5%를 고객으로"..소박한 목표

안정준 기자, 김은정
2008.02.01 16:04

[인터뷰]허남권 신영투신 주식운용본부장

“매시간 시황을 체크하지 않는 펀드매니저 보셨습니까? 저희가 그렇습니다.”

금융 시장은 분초 단위로 상황이 급변한다. 긴박한 금융 시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 펀드 매니저다. 그런데 매시간 시황 보기를 게을리 한다니 좀 이상하다. 지난 31일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허남권 신영투신의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시황 모니터를 보는 대신 기업분석 보고서를 읽는 펀드매니저로 유명하다.

허 본부장은 “가치 투자의 기본은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라며 “매 순간의 주가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에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비록 몇개월은 손해를 보더라도 1년후 웃을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 그의 지론이다.

허 본부장의 ‘길게 보는 투자’는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일종의 생존 법칙이다. IMF로 증시가 반 토막 나던 1997년하반기 당시 허 본부장도 투자 금액의 상당부분을 잃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 토막 난 주식을 전부 팔아버릴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끈기 있게 반등을 기다린 결과, 일년 뒤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허 본부장은 “열 달 이상 손해를 보더라도 한달 수익으로 모든 걸 복구할 수 있는 게 주식투자”라며 “IMF 압박에 못 이겨 우량주들을 전부 팔았더라면 오늘의 나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 분석을 통해 시장과 승부를 벌이는 가치투자자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허 본부장은 “근무시간에 시황분석을 하는 대신 중국관련 공부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황을 보지 않는 펀드매니저도 드물겠지만 근무시간에 공부하는 펀드매니저도 흔치 않을 것”이라며 “신영투신의 펀드매니저는 모두 학구파”라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요즘도 일주일에 세 번씩 중국어 학습을 한다”며 “꾸준히 공부해야 시대흐름에 유연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 밑으로 떨어져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30일에도 그는 독서로 하루를 보냈다고 들려줬다.

허 본부장은 “아직 바닥권과 반등 시기를 섣불리 논할 수는 없다”며 “이런 때일수록 저평가된 가치주에 분산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가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인만의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이 아닌 2~3배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펀드라는 얘기다.

허 본부장은 “신영투신의 목표는 전체 주식펀드 설정액의 5%를 차지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신영투신은 현재 4.7%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위상을 생각해 볼 때, 업계 5% 목표는 소박한 감이 없지않다. 허 본부장은 “시장 변동 상황을 장기적으로 지켜보고 끈기 있게 투자할 고객은 소수”라며 “긴 안목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5%만 잡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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