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3無증시…희망은 있다

[개장전]3無증시…희망은 있다

홍재문 기자
2008.06.11 08:16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는 주식에 호재

현재 코스피시장은 3무 상태다. 모멘텀, 매수주체, 주도주가 없다.

미증시가 급등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질곡을 벗어나기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날 뉴욕증시는 기대에 부합되지 않았다. 다우와 다우유틸리티 지수가 겨우 플러스권에서 거래를 마쳤을 뿐이다.

씨티은행(+3.4%)과 JP모간체이스(+2.1%) 등 일부 은행주가 상승했지만 금융업종이 하락세를 벗어났다고 볼만한 근거는 없다.

코스피시장에서 이틀 연속 주식현물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의 태도 또한 심상치 않다.

전날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이삼성전자(271,500원 ▲5,500 +2.07%)(-1164억원),LG전자(148,700원 ▼6,200 -4%)(-308억원),LG디스플레이(12,450원 ▼310 -2.43%)(-231억원) 등 IT전자와국민은행(-435억원),신한지주(98,900원 ▲1,600 +1.64%)(-305억원) 등 은행주였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시총 톱10에서 5개 종목에 매도가 집중됐을 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세의 주역이었던 IT전자를 도외시하고, 모멘텀 회복에 있어 필요한 업종인 금융주가 계속 죽을 쑤는 것은 증시 전망이 암울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국제유가(WTI)가 이틀 연속 5% 넘게 하락했다. 하루 8.4%의 폭등을 경험한 터이고 언제 또 다시 폭등세가 재연될 지 모르기 때문에 안도감이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원유시장 수급이 공급우위라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년래 최저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는 국제 원유 수요 증가세가 고유가 영향에 따라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미달러 강세와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이틀째 지속됐다.

유로화가 1.55달러선 밑으로 다시 떨어졌고 엔/달러 환율은 107엔대로 추가 상승했다.

2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2.92%까지 급등하며 이틀간 54bp나 올랐다. 10년만기 수익률도 4.10%로 오르며 저항선인 4.0%선을 다시 돌파했다.

글로벌 달러강세와 국채수익률 상승이 당장 고유가 폐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추가적인 원유 투기 확산은 막을 수 있을 지 모른다.

달러가 강세가 된다는 것은 달러 이외의 통화로 지급하는 유가 대금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이는 달러약세에 대한 보상심리를 제어할 수 있고 유가 소비를 줄이는 장기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도 주가 밸류에이션에 호재다.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벌어질수록 향후 주가 평가에 대한 할인률이 커짐으로써 기대 수익률이 늘어나게 된다.

폴슨 미재무장관과 버냉키 연준리(FRB) 의장의 최근 발언을 보면 미국 정부는 일단 이러한 정책에 뜻을 모았다.

직접적인 증시 부양보다는 증시와 경제를 망치고 있는 고유가 등 인플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달러와 금리 인상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인 점도 자산시장에 있어 대형 호재다. 이윤학 우리투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이 '머니 무브'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은행권의 정기예금금리가 5.5% 수준인데 이자소득세 15.4%를 감안할 경우 실제 투자자가 얻는 이자소득은 4.6%다. 그런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9%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 채권투자 및 예금에 대한 메리트가 상실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 이후 실질금리(국고채3년-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이거나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경우에는 대부분 주식시장으로 자금의 물꼬가 터지면서 주가상승을 시현했다는 주장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에 거의 근접한 2001년 8월의 경우 이후 6개월간 100%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고, 2003년 3월 이후에도 1년간 100% 가까이 주식시장이 상승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으로 진입하였던 2004년 7월 이후에는 주식시장이 장기상승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결국 실질금리의 하락, 더 나아가서 마이너스로의 전환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증가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상승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이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대부분 경기둔화, 기업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유동성이 위축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유가도 잡히고 머니 무브도 본격 진행되면서 주가가 오른다는 것이 어딘가 이유배반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희망의 싹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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