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마땅한 전략이 있나

[내일의전략] 마땅한 전략이 있나

홍재문 기자
2008.06.10 17:14

공짜 점심값 안내고 스태그플레이션 벗어나는 길은

다우와 S&P500 지수가 상승했고 국제유가(WTI)도 3% 하락했는데 결과는 비참했다.

폴슨 미재무장관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외환시장 개입까지 시사하면서 달러를 강세로 돌려놓고 금요일 주가 폭락세의 악순환을 끊어놨는데 이번엔 중국이 문제였다.

월요일 휴장했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연중 최대 낙폭(-7.73%)을 기록하며 아시아증시를 초토화시켰다. 엔화 약세 반전의 수혜를 받고 장초반 0.9% 상승하던 닛케이지수조차 1% 넘게 하락반전했다.

전날 선방했던 코스피지수는 쿼드러플위칭데이 영향까지 받으며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장막판 낙폭을 조금 줄이면서 60일 이평선(1772)을 회복한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전업종이 하락했고 시가총액 톱10에서 상승종목이 하나도 나오지 못했다.포스코(535,000원 ▲29,000 +5.73%)하이닉스(1,654,000원 ▲53,000 +3.31%)마저도 초반 상승세를 접었다.

WTI 폭등에 따라 불거진 인플레 문제가 전세계 국가의 증시에 순차적인 타격을 주면서 도미노 현상을 불러내는 모습이다.

현충일 휴일이었던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사건의 발단이 됐고 오늘은 중국의 인플레 대응책이 문제가 됐다.

ECB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고 중국은 지준율을 1%포인트 올리면서 증시에 구멍을 뚫어버렸다.

인플레를 잡자면 유동성을 축소해야 하는데 이는 증시에 독약이다. 경기의 바로미터가 된 주가가 빠지면 경기는 위축을 넘어 침체로 빠질 우려가 있다.

인플레를 잡으면서 경기를 순항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로 부상했다.

WTI가 하루에 8.4%나 폭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함에 따라 시장은 전율하고 있다. 예전 중국이 디플레 수출국일 때는 미국이 골디락스(저물가 속 완만한 성장세)를 즐겼지만 이젠 세계 어느 곳도 인플레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가 됐다.

한국의 인플레도 경악스러운 지경이다. 5월 생산자물가(PPI)가 두자릿수(11.6%)까지 치솟았다. 코스프푸시 효과가 발생하면서 4.9%의 소비자물가(CPI)가 PPI를 추종하게 된다면 민생의 문제가 발등에 떨어지는 불이 된다.

105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을 1020원대로 떨어뜨렸지만 사후약방문이 돼버렸다. '7-4-7 공약'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썼다가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고 이젠 하루가 다르게 시장개입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가 보조금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몰라도 또 다른 유동성 확대 조치의 답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와 증시가 비상인데 정국은 혼란스럽다.

코스피를 구성하는 기업에 다양성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 있다는 판단은 상황이 좋을 때나 통하는 얘기다.

만일 베트남 증시가 선도적인 지표고 중국과 인도 증시에 이어 잘 나가는 브라질, 캐나다 증시마저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된다면 코스피만의 대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60일선인 1770, W자 상승추세의 시발점인 1740, 연저점(1537)부터 연고점(1901)까지 상승분의 61.8% 되돌림 레벨인 1676을 3단계 지지 레벨로 보면서 주가 대세상승의 기조가 여전하다는 게 증권사의 공통적인 견해지만 기술적 차트 분석이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쓰일 수 있는 무기는 아니다.

강달러를 만들어 산유국의 보상심리가 제어되면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인플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가 과연 맞은 해법인지 보장된 것도 아니다.

미달러 강세가 증시 취약국가의 환율을 올리는 쪽이 되면서 거꾸로 인플레 부담을 심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면 원하는 바와 정반대 현상이 전개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모든 사태가 서브프라임 위기 탈출을 위해 또 한번 무분별하게 풀어댄 유동성이 부메랑이 돼 공짜 점심값을 요구하는 상황에 빠져 들었기 때문이다.

공짜로 받아먹은 점심은 다름 아닌 주가 상승이다. 어떻게 만들어낸 주가 상승인데 선뜻 내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적 한계다.

점심값을 내지 않고 어떻게든 스태그플레이션의 검은 그림자를 벗어나는 것이 숙제다.

무슨 수를 쓰든간에 투기세력 통제를 통한 유가제어가 성공할 때까지 기술적 차트분석의 마지막 지지선까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가 최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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