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기사회생(?) 글쎄…

[내일의전략] 기사회생(?) 글쎄…

홍재문 기자
2008.06.23 17:18

FRB가 쓸 카드 없어…스태그플레이션 직시

1690대로 추락하던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회복했다.

오전장 중반 2% 넘게 급락하다가 0.89% 하락으로 장을 마쳤으니 바닥탈출에 성공한 모습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1700선이라는 수치상의 레벨만 회복됐을 뿐 바닥을 쳤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이 중단되지 않는 한 수급상으로 지수를 받칠 수 없다. 투신권이 모처럼 2000억원이 넘는 주식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의 절반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이날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1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쿼드러플위칭데이 이후 최대다. 이달 들어 누적 순매도가 3조5000억원을 넘는다.

외국인은 지수선물도 3일 연속 순매도했다. 장초반 1800계약이 넘었던 순매도분을 후장 중반 900계약 순매수로 돌렸지만 끝내 722계약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6월물에서 9월물로 스프레드 거래를 통해 3만계약 이상의 매도포지션을 롤오버 해 놓은 상태에서 9월물 누적순매도가 5000계약을 넘었으니 경험상 매도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 관점이 바뀌는지 여부는 현·선물 매도 행진이 중단될 때까지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다.

장중 상승반전하기도 했던 대만 가권, 중국 선전지수, 홍콩 항생지수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대만증시에서도 외국인은 5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상하이지수는 또 다시 2% 넘게 떨어졌다. 유가 인상 조치가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물가 상승 및 서민 부담 가중만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와 리오가 중국 수출 철광석 가격을 90%나 인상하다면 기업체의 제품가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지준율을 17.5%까지 올리고 위안화 절상 행진을 계속 용인하더라도 중국내 물가 상승 행진이 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갤론당 4달러가 넘는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라 자동차 왕국인 미국에서조차 대형차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6월 자동차 판매가 15년래 최악인 상황에서 픽업트럭이나 SUV 차량 재고가 쌓이고 있는 반면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라이어스와 코롤라, 혼다 시빅, 포드 포커스 등 소형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소형차 위주의 판매만으로는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불황을 모면할 길이 없다. 주가가 25년전으로 되돌아간 GM은 물론 포드와 토요타도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해결을 위해 미연준리(FRB)가 5.25%의 콜금리를 2.0%까지 낮추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다우지수는 3월10일 연저점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는 현재 FRB가 취할 새로운 카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인플레를 잡고자 긴축정책을 구사하면 가뜩이나 쇠약해진 증시가 침몰할 우려가 있다.

인플레를 감수한 채 경기 침체를 막고자 금리인하에 올인한다고 해도 '잃어버린 10년'의 일본 디플레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때문에 25일 예정된 공개시장회의(FOMC)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이 드러나서 기존의 자본확충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의료정밀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다. 장중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던현대중공업(467,500원 ▲15,000 +3.31%),국민은행,신한지주(98,900원 ▲1,600 +1.64%)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추세가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는데 개별 종목이나 업종을 따질 때가 아니다.

이런 날에도삼화전자(2,350원 ▼15 -0.63%)등 상한가를 친 종목이 11개에 달하듯이 개별 소형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게 상책인지 모른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80조원에 달하고 이자부담만 20조원에 이르는 현재 강남을 비롯한 전지역의 집값이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2억∼5억원의 중저가 골프회원권에 이어 15억원 이상의 초고가 회원권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가가 비록 급락 일변도를 나타내지는 않고 않지만 바닥을 확정할 계기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설사 미증시가 반등해서 코스피 1700선이 단기 바닥을 형성한다고 해서 주가 상승추세가 시작될 것으로 볼만한 근거가 전무한 상황이다.

7월초부터 시작되는 2분기 기업실적이 둔화되기라도 한다면 증시 상승추세 기대는 접고 박스권 횡보라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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