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송계 변화, 밑그림 필요하다

[기자수첩]방송계 변화, 밑그림 필요하다

김은령 기자
2008.10.30 13:20

방송계가 연일 시끄럽다. 시위와 갈등, 분쟁, 격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TV(IPTV)가 등장하고 '지상파 민영화' '신방 겸영 허용' 등의 사안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방송계는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 소관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가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대립되는 사안이 많아 쉽지 않아 보인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그 일례다.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 소유기준을 완화하고 케이블방송사(SO)의 권역 규제를 푸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은 언론노조 등의 극심한 반대로 몇 달째 공전 중이다.

민영미디어렙 역시 내년 말 도입 방침을 밝히자마자 지역방송, 종교방송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년 말까지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후퇴했다.

이 밖에 IPTV와 케이블채널사업자(PP)의 협상, 케이블방송사(SO)와 지상파 방송의 유료화 갈등, 신방겸영 논란도 문제다. 이해관계자들의 논쟁과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방통위가 큰 밑그림 없이 각각의 사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혼란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큰 그림이 나온 후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해야 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IPTV 도입에 앞서 유료방송 시장 정상화가 먼저 선행돼야 했다. 출혈경쟁으로 인한 저가 유료방송 시장이 그대로 있는 한 IPTV가 아무리 새롭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놔도 '방송=낮은 가격'이라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소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영미디어렙 논란도 방송광고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 어려워질 지역방송사들에 대한 대책이 부재해서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나온다. 이경자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그리고 있는 한국 방송시장의 구조가 어떤 것이고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큰 그림 속에서 쟁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몇 년 후의 방송 시장의 모습을 그려내기는 쉽지 않지만 방송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이 기회다. 그러나 기준없이 무작정 움직이는 것은 기반이 부실한 공사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