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곳곳 정부지원책… IT는?

[기자수첩]곳곳 정부지원책… IT는?

성연광 기자
2008.11.26 08:00

"경기위축보다 정보기술(IT)산업 자체가 철저히 소외되는 분위기가 더 두렵습니다. 마치 시계가 거꾸로 거슬러 산업화 시대로 회귀한 것같네요."

얼마 전 기자가 만난 한 IT벤처 최고경영자(CEO)의 하소연이다. 현 정부가 IT를 홀대하는 바람에 산업 자체가 자칫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실 IT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성장을 견인한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IT를 바라보는 현 정부의 시각차 탓에 관련 IT산업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슬림화'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가장 먼저 칼을 들이댄 곳이 바로 IT다. 올들어 공공기관들의 정보화사업 예산이 일괄적으로 10%가량 삭감된데 이어 내년 전체 공공정보화 예산도 7.1%나 축소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정부가 새로운 재정지출 확대방안을 내놨지만 유독 IT 예산은 큰 변동이 없다. 건설을 비롯한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IT업계가 철저히 소외돼 있다는 자괴감이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동안 공공분야 IT투자는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해 수많은 IT기업의 안정적인 수익원이자 기반을 닦는 터전이었다. 비록 최저가입찰제 탓에 큰 돈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민간시장이나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밑천'이었다. 최근 들어 주요 IT서비스업체들이 동남아 등 해외 IT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데는 공공분야 IT프로젝트에서 쌓은 경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불황과 맞물려 내년을 바라보는 IT업계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꺾인 그들의 사기다.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한 역군의 모습으로 다시 한번 되돌려놓는 일은 이제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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