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 "현대아산 지분 팔아 유동성 확보"->현대엘리 추가매수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대폭 강화됐다. 모친인 김문희 여사보다 지분 영향력이 더 커졌다. 현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현대택배가 기존 지주회사격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를 대신해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부상했다.
10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택배는 지난 9월 시간외 매매로 현 회장의 모친이자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였던 김문희 여사의 지분 4.14%를 사들여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41%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택배는 이어 지난 4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2만주를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대택배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모두 20.9%로 늘어나게 돼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된다.
현대택배는 지난 9일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 중단으로 적자가 우려되는 현대아산 지분을 현대상선으로 넘겼다. 이는 현대택배가 유동성을 보강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현대그룹의 계열사간 출자를 정리해보면 현대택배가 기존 지주사격이던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가 됐고, 현대엘리베이터는현대상선(21,100원 ▲350 +1.69%)의 최대주주(19.13%)이며 현대상선은 현대택배의 지분 47.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시 말해 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인 것이다.
현 회장은 지난 2006년 10월 현대택배의 유상증자 실권주를 인수, 현대상선에 이어 현대택배의 2대주주(지분 12.61%)가 된 바 있다. 개인으로는 최대주주다. 결국 현 회장이 현대택배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현대택배도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 이유에 대해 “경영 지배력 강화”라고 공시에 명기하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현 회장은 이밖에 현대U&I 지분 68.2%를 비롯, 현대엘리베이터 3.92%, 현대상선 1.51%, 현대증권 0.08%, 현대아산 0.0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 회장의 모친이자 기존 현대그룹의 개인 최대주주였던 김문희 여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지난 6월말 19.4%에서 9월말 9.8%까지 감소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월 현대택배와 현대유엔아이에 자신의 개인 지분 36만주를 매각했고 재단법인 영문에도 32만주를 기증, 그룹지배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 회장은 지난 10월말 현대택배의 대표이사를 직접 맡았다.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중단으로 적자가 우려되는 현대아산 지분을 현대상선에 팔아 현대택배의 지분법 평가손을 사전에 방지하면서 유동성도 공급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