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조건부 재허가 방침..여당, 탈락 방송사 사후규정 마련
대기업의 방송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등 방송시장의 규제완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사후규제를 더욱 강화해서 불공정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방송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재허가 심사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 역시 방송사업자가 재허가에서 탈락했을 경우 이에 대한 사후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섰다. 그동안 형식적이라고 평가받은 재허가 심사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이 최근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의 허가를 취소할 경우 신규 방송사가 나올 때까지 최대 1년까지 방송을 더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방송사 허가 취소로 시청자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가 위한 차원이다.
그동안 재허가 탈락 이후의 절차가 제대로 규정돼 있지 않아 정부의 재허가 심사가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정부가 재허가를 해주지 않아 방송이 중단될 경우 시청권 침해 등 법적, 사회적 문제를 빚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재허가를 받지못해 방송을 중단한 경인방송(ITV)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규정이 마련되면 재허가 심사를 통해 방송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를 막겠다는 방통위 방침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우선 케이블TV방송사(SO)의 재허가 심사를 통해 SO와 채널사업자(PP)간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월 티브로드 중부방송과 씨앤앰 우리방송 등 5개 SO 재허가 심사과정에서 전체 수신료의 25% 이상을 PP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재허가를 했던 것도 이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당장 내년초에 재허가 대상인 31개 SO들을 비롯해 나머지 71개 SO들도 이같은 조건으로 재허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102개 전체 SO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비중이다.
방통위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SO들은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SO들은 "25% 수신료 지급 조건 때문에 PP와의 계약이 일부 미뤄지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며 "대형 MSO보다 경영 여건이 열악한 개별SO의 경우 더 당혹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