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삼모사식 IT정책

[기자수첩]조삼모사식 IT정책

성연광 기자
2009.01.19 07:20

"조삼모사(朝三暮四) 정책을 그나마 반가와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죠."

새 정부의 IT투자정책을 지켜보는 소프트웨어(SW)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공공 정보화에 대한 조기발주 방침을 천명하면서 국내 IT업계가 연초부터 때아닌 '일감 홍수철'을 맞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정보화사업 예산 중 발주대상사업의 92%를 상반기에 발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우정사업본부도 오는 4월까지 우정정보화 전체예산의 83%를 조기 발주키로 했다. 이는 IT경기를 활성화시켜보자는 취지다.

최근 민간부문 IT투자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중소 IT업체들은 공공시장에 많이 기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공공부문 IT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됐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조기발주 방침은 '가뭄의 단비'로 와 닿고 있다.

정부의 IT예산 조기발주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 자금난 해소는 물론 업계 인력 고용유지 효과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꺼번에 일감이 몰리면서 중소 IT업계로 사업수주가 분산되는 효과도 일부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 또한 없지 않다. 사업발주 시기를 놓친 IT기업들은 그야말로 처참한 1년을 보내야 한다. 더욱이 꼼꼼한 사전 검토없이 한꺼번에 발주 사업을 내놓다보니 중소규모 IT업체보다 경험 많은 대기업으로 일감이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당장의 업계 해갈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놓고 본다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공공부문 정보화 예산이 전년에 비해 삭감됐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오히려 작년보다 줄어든 셈이다.

IT산업은 분명 신성장분야다. 특히 SW분야는 '인력'에 의해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업종보다 대규모 고용창출을 하는 산업이다. 그런데 '고용창출 효과'를 명목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국형 뉴딜정책의 대부분이 '토목공사'에 몰려있어, 이를 바라보는 IT업계 종사들의 허탈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