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부촌도 세 집 건너 한집 '집 팝니다' 내걸어

하와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유년기 고향이다. 와이키키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쭈욱 올라가다 보면 에머럴드 빛 바다를 가득 품고 있는 '카할라'(Kahala)지역을 만난다. 카할라는 하와이의 '비버리힐스'라고 불리는 미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고급주택가이다. 할리우드 배우인 톰 크루즈와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사들의 별장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기자가 찾은 카할라 고급 주택가에도 세 집 건너 한 집씩 '집을 팝니다'(For Sale)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지상 최고의 낙원인 이 곳도 본토의 주택시장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호놀룰루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하와이 본섬인 오아후의 주택 판매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인 47%나 줄었다.
주택시장 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 상원은 4일(현지시간) 대규모 세제 혜택안을 통과시켰다. 신규 및 기존 주택 구입자들에게 최대 1만5000달러의 세제을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이는 신규 주택을 사는 사람들에 한해서 최대 7500달러를 공제해줬던 기존 방안에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이 방안을 제시한 공화당 소속의 존 아이작슨 상원의원은 "이번 세제 혜택안에 따라 190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각종 세제 혜택이 따라 붙으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이미 9000억 달러를 넘어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경기 부양의 효과가 떨어지는 항목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부양책 규모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또한 '부자들의 세금을 덜어주는' 공화당의 세제 혜택안에 대해 평소 탐탁치 않게 여겨온 그였다. 하지만 그런 오바마조차 주택 세제 지원에는 동의의 뜻을 표했다.
카할라에서 마주한 미국의 현실에서 수단과 방법을 탓하기 이전에 우선 살려놓고 보자는 절박함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