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수수료형에도 스텝다운 적용..업계 "이중 할인" 불만
지난해말 가입 기간에 따라 판매보수를 낮춘 주식형펀드를 내놓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금융감독원이 돌연 펀드보수 인하율을 더 높이고 적용 대상도 확대키로 해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판매사들은 당초 매년 10%였던 펀드판매 보수 인하율을 더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인데다, 원래부터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선취수수료(클래스A)형까지 스텝다운 방식을 확대 적용하는 건 당초 취지와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당초 클래스C 주식형펀드에 한해 판매보수를 3년간 10%씩 낮추기로 했던 것(스텝다운 방식 : CDSC)을 강화해 인하율은 10% 이상으로 높이고 대상 펀드도 '클래스A'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CDSC 판매보수 적용 표준약관 개정안'을 지난해 11월말에 마련했으나 지난달말 이를 손보기 위해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관계자를 불러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하지만 클래스A의 경우 보수 체계가 원래부터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스텝다운 방식을 확대 적용할 경우 '2중 할인'을 해주는 셈이란 게 판매사들의 불만이다.
주식형펀드는 보수 체계에 따라 동일한 펀드 아래 클래스를 여러개 두고 있다. 통상 클래스A는 펀드 가입액의 1%를 판매수수료로 한 번만 먼저 떼고 매년 받는 보수를 0.5~0.7%로 낮춘 식이다. 반면 클래스C는 매년 펀드 자산의 1.5%를 판매보수로 낸다. 따라서 1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클래스A의 판매보수가 저렴해지는 구조다.
감독당국은 클래스C처럼 판매 행위는 단 한번임에도 판매사들이 보수를 매년 꼬박꼬박 챙기는 점을 문제 삼아 클래스C에 한해 스텝다운 방식을 적용토록 한 바 있다.
한 은행 펀드 담당자는 "클래스A는 이미 판매보수를 할인한 상품이므로 감독원의 요구는 중복 할인 논란이 될 수 있다"며 "더구나 자통법 시행 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 펀드 판매 시간이 무려 1시간이 넘을 정도인데 과거의 잣대로 보수를 낮추라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자통법 발효에 따라 스텝다운 방식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신규 펀드의 약관심사를 받지 않는 바람에 신규 펀드가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더구나 금감원이 펀드 보수 인하를 추진하면서 펀드에 발행분담금까지 떼기로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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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자통법 시행 후 약관심사 기준이 바뀐 데다 스텝다운 방식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신규 펀드의 약관심사를 받지 않고 있다"며 "판매보수 인하란 큰 틀은 공감하지만 양쪽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일방통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통법에 맞춰 기존 법에 맞춰졌던 제도를 다시 정비해야 되기 때문에 신규 펀드의 약관심사를 미루고 있다"며 "스텝다운의 변경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식을 좀 더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