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이 기사는 02월13일(10:24)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자율규제 협회냐, 금감원 외청(外廳)이냐’
자통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자율규제 기능이 종전에 비해 크게 확대된 한국금융투자협회(금투협)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과거 전문인력 관리, 분쟁조정, 금융감독원 위탁검사 등에 머물렀던 금투협의 자율규제 업무는 자통법 시행 이후 △주요 직무 종사자의 등록 및 관리 △표준 약관 제정 △표준투자권유준칙 제정 △투자권유대행인 등록업무 협회 위탁 △투자광고 심의 △분쟁 자율 조정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의 징계기록 유지 및 관리, 직무·윤리 교육 △금감원 위탁 검사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금투협은 이를 위해 자율규제위원회와 자율규제본부를 신설하고 위원장을 3년 임기 상근제로 전환했다.
모두 감독 당국이 담당하던 공적 규제 기능을 민간 영역으로 분산하려는 노력이다. 세계적으로도 ‘공적 규제’가 먼저 요구되는 은행·보험과 달리 증권 부문은 ‘자율 규제’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하지만 협회 통합(증권업협회, 선물협회, 자산운용협회) 과정에서 드러난 조직과 인사 내역을 보면 금투협이 ‘자율 규제’를 핑계로 감독기구가 돼 가는 건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 ‘금감원의 외청’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신임 자율규제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이다. 기능 이관의 과도기인 만큼 정부 출신 인사가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강화된 자율 규제 기능을 성공적으로 안착 시켜야 할 책임자가 ‘공적 규제’에 익숙하다는 점은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협회 내부에서조차 이러한 인사를 당연시 하고 있다. 더욱 의아한 점은 통합 작업반장이던 금융위원회 한 인사가 통합 협회 발족 직후 부장 발령을 받았음에도 예상대로였다는 덤덤한 반응이다.
금투협은 외형 뿐 아니라 조직 철학에서도 이미 ‘공기업화’ 돼 있는 건 아닐까. 수 년 전 황건호 증권업협회장이 부임할 때 모 증권사 인사를 낙하산으로 데려 오자 거친 비난을 쏟아 내던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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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의 조직은 크게 6본부(경영전략본부, 증권서비스본부, 파생상품서비스본부, 집합투자서비스본부, 자율규제본부, 금융투자교육본부) 체제다.
이는 전략기획본부, 금융투자업서비스본부, 자본시장조사본부, 경영지원·소비자보호본부 등으로 나뉜 금감원의 직제를 닮았다. IB사업본부, PB사업본부, 기업금융본부 등으로 구획된 증권사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기능은 늘어 권위는 커졌으나 조직은 기능 중심이 아닌 규제 중심이라는 것이다.
자통법 시행 이후 시장과 업계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게 협회 직원 및 증권사 실무진의 토로다. 혼란의 본질이 금투협의 ‘정체성’ 문제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