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환율과 외인 발걸음 따라

[내일의전략] 환율과 외인 발걸음 따라

오승주 기자
2009.02.17 17:26

외인 6거래일간 8359억 순매도... 매수 전환 시간 걸릴듯

국내증시가 환율과 외국인의 행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2월10일 이후 원/달러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는 미끄럼을 탔다.

외국인은 17일 코스피시장에서 1775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최근 6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6일간 순매도 규모는 8359억원에 달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도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매도세로 돌아서는 기미가 뚜렷해지면서 17일 5497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최근 5거래일 동안 1만3920계약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현ㆍ선물 시장에서 매도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6일 연속 매도세를 펼친 기간에 지수는 장중 1200선을 내주고 1120선으로 물러났다.

투신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지 못하고, 개인은 기회만 생기면 매도로 돌아서는 장세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행보는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2개월 연속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시장에서 1조6479억원의 '사자우위'를 기록하는 동안 지수는 7.9% 반등했다.

특히 지난 1월28일부터 2월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펼쳤던 시기에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1227.73까지 반등하면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외국인들의 6거래일 연속 순매도와 기관의 팔자세가 겹치면서 1127.19까지 내려앉으면서 지난 9일 장중 1227.73으로부터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수가 빠르게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들이 다시 태도를 바꾸고 매수로 시각을 바꿀 것인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 기조가 연초처럼 매수로 돌아서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동유럽 일부 국가의 국가부도 위기와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회귀, 일본금융권의 3월 결산을 맞아 외화가 추가로 빠져나갈 가능성 등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안정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서기 위한 환경조성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매도에 치중하는 외국인들은 최근 연속 순매수 당시 세력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1370원선에서 등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환차익을 노린 것으로 추측되지만, 오히려 환율이 상승하면서 실망감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들 외국인이 가진 물량은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글로벌 환경의 변화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만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같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팔수밖에 없는 상태라는 해석이다.

북한 리스크도 외국인에게 심리적 불안으로 작용한다는 관측도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가운데 최근 부각되는 북한 리스크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불안요소로 대두될 수 있다"며 "단기간에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태도를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다만 현재 1445.5원까지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좀더 보폭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여기는 심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추가적으로 조정을 받는다면 환차익을 노린 '스마트머니'가 재차 유입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증권 박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유동성ㆍ정책에 대한 신뢰가 다시 피어오르면 외국인들의 태도가 변화될 가능성은 있다"며 "당분간은 방향성을 지켜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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