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화장품 회수율 낮은 이유, 알고보니…

불량 화장품 회수율 낮은 이유, 알고보니…

김희정 기자
2009.02.22 15:39

화장품 브랜드샵, 자체유통 불구 불량제품 회수 땐 '모르쇠'

제조자주도생산(ODM) 업체에게 화장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샵도 기준 미달 혹은 불량 화장품이 발생할 경우, 제조업체와 함께 회수 및 폐기 의무를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 제도 아래에서는 제조자주도생산(ODM) 업체에게만 회수 및 폐기 의무가 부과될 뿐,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브랜드샵의 책임규정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달·불량 화장품의 회수율이 낮다는 국회의 지적이 나오자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샵 가운데 하나인 ㈜에뛰드 측은 "품질 등 화장품 법규 준수 책임은 판매사가 아닌 제조사에게 있다"고 답변했다.

에뛰드는 자사 제품인 아쿠아 선스프레이의 자외선 차단효과가 제품이 표기된 수치에 미달해 식약청으로부터 회수명령을 받고, 지난해 회수 및 단종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회수율이 단 3.8%에 그쳤다. 문제가 됐던 1개 로트(LOT)의 생산량은 총 4700여개였으나 이 가운데 180여개만 회수된 것이다.

에뛰드 관계자는 "지난해 2월 해당 제품의 회수, 분리, 폐기완료 관련 내용을 식약청에 공문으로 보냈고 판매 중단 및 폐종도 했다"며 "제조부문의 책임은 ODM업체에 있으며 회수명령 이행 주체도 ODM에게 있다"고 밝혔다.

제품 기획부터 브랜드 마케팅, 유통 판매 등 제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에뛰드가 맡고 있지만 제조 공정은 ODM 업체가 맡는다는 이유로 사후 관리 책임을 비껴가고 있는 현실이다. 에뛰드 측은 제품 회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자외선 차단제품은 시즌 상품이기 때문에 출시 직후 곧바로 많이 팔려 남은 제품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미샤 등의 저가 브랜드샵은 자체 생산 공장이 없이 ODM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자체 프랜차이즈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이 때문에 슈퍼나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유통을 의지하고 있는 일반 제조업체와는 달리 오히려 신속하게 불량 제품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입수한 식약청과 한국소비자원의 화장품 행정처분 사례 현황에 따르면, 기준 미달·불량 화장품의 평균 회수율은 43%에 불과하다. 회수처분을 받은 22개 업체 중 회수율이 0%인 업체도 5개사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ODM업체가 제품 회수부터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게된다"며 "그러니 에뛰드를 비롯해 브랜드샵들로서는 굳이 적극적으로 이미 팔린 제품을 회수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이아모레퍼시픽(139,300원 ▼6,900 -4.72%)LG생활건강(253,500원 ▼1,500 -0.59%)에 이어 국내 화장품 3위로 올라서는 등 브랜드샵 화장품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저가 브랜드샵 화장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이미 팔린 제품까지 회수토록 독려할 구체적 법규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하루 한번 이상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인 화장품은 피부 등 인체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불량 제품에 대한 처벌 강화와 명확한 회수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제도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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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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