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1600원, 유로1900원 사상최고치

엔1600원, 유로1900원 사상최고치

박상주 기자
2009.02.23 19:42

엔화 차입기업ㆍ대출자 상환부담 심각

23일 원/엔 재정환율이 1600원선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이날 집계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604.56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급등해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엔/달러 환율이 이날 글로벌 달러 약세 전환에 따라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가 공교롭게 엮이면서 사상최고 수준으로 원/엔 환율이 급등한 것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9월 1일 1001.38원을 시작으로 1000원대에 접어들었다. 이어 10월 27일에는 1500원대를 훌쩍 넘은 1532.81원을 기록했고, 12월 5일 한 때 1600원선을 위협했었다. 올 들어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100엔당 1600원선도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급락한 1489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9일 연속 급등한 여파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같은 시간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엔 가깝게 급락한 100엔당 92.80엔에 거래됐다.

2007년까지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00원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로 엔화를 차입한 기업들의 최근 상환 부담은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3월 위기설' 원인으로 꼽히는 일본계 자금 환수가 시작될 경우, 높아진 원/엔 환율은 국내 원화자산의 심각한 규모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이 집계한 재정환율 기준종가에 따르면 2007년 11월 원/엔 환율 평균은 826.20원이다. 지난해 11월 평균은 1435.06원으로, 1년새 73.68% 급등했다. 그런데 올해 2월 이보다 170원 가량 더 뛰어버린 것이다.

2007년에 100엔을 826원에 빌렸는데 이제는 빌린 100엔을 1604.56원에 돌려줘야 할 판이다.

문제는 지난해까지 엔화표시채권 등 엔화를 직접 조달한 기업들이 많았고, 이들 부채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원/엔 환율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달러 자금 부족과 함께 엔화 자금 부족이 우려된다. 엔화자금 대출자들도 이자나 원금 상환에 부담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6월 22일 124엔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속적인 엔화강세는 지난 10월 22일 달러당 100엔 선마저 무너뜨리며 90엔대 하단에서 강세장을 이어갔다.

원/엔 재정환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 24일 1512.55원까지 급등한 후 하락세를 유지해왔다. 2007년 7월 9일에 746.15원을 저점으로 반등하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한편, 이날 원/유로 재정환율도 1900원선을 돌파한 1923.34원을 기록했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해 12월17일 1907.75원으로 전기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였다가 이날 유로화 강세로 급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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