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내용에 원성 빗발쳐
역시 소문난 잔치엔 먹을 것이 없었다. 스트레스 테스트 백서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미 연방 준비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스트레스 테스트 백서 내용에 대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백서 자체를 아예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기까지 했다.
◇ 테스트 대상, 전원 합격
FRB는 자산 규모 1000억달러 이상 대형 금융사 1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서 테스트 대상 모두에게 합격점을 부여했다.
FRB는 '대부분의 은행'(most banks)이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은행들이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을 뿐이다.
FRB는 "이들 은행이 생존 불가능(unviable)하거나 재무상태가 불건전(insolvent)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말로 의미를 축소했다. 결국 테스트 '불합격' 은행은 없다는 뜻이다.
◇ "테스트 자체가 무의미"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 19개 금융사들의 자산 규모는 전체 미 금융기관 자산의 3분의2에 달한다. 대상 금융사들이 시장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FRB는 테스트 실시와 결과 발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FRB는 백서에서 일부 은행의 경우, 추가 자본 확충과 정부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금융사들의 이름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백서가 무의미한 숫자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뉴욕에 위치한 독립 리서치업체 그레이엄 피셔의 애널리스트 조시 로즈너는 25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서에 대해 크게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없었다"며 "백서의 숫자 중 유의미한 것은 페이지 숫자가 유일했다"고 강조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브래드 힌츠는 "백서가 공개되면 FRB가 어떤 가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알아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백서의 내용 부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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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A·씨티, 유력
그러나 FRB가 지목한 금융사가 어디인지에 대한 추측은 지금도 가능하다.
DA데이비슨의 선임 시장 전략가 프레데릭 딕슨은 FRB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금융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딕슨은 현저한 수준의 장기 부채로 인해 FRB가 BoA와 씨티의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을 지적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딕슨은 또 이들 외에도 추가 자본 확충이 요구되는 금융사가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oA와 씨티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으로부터 빌린 돈은 이미 900억달러에 달한다.
폭스핏켈튼코크란의 애널리스트 데이빗 트론과 FIG파트너스의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마리낙은 리전파이낸셜을 유동성 지원 차원에서의, 정부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이 필요한 곳으로 지목했다.
리전파이낸셜은 지난 4분기 동안 순익 감소 또는 적자를 기록했다.
◇ 4일 결과 공개
FRB는 기본(baseline) 시나리오와 추가 악화(more adverse) 시나리오 등 두가지 경제 상황을 가정, BoA, 씨티 등 은행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신용카드사, 메트라이프와 같은 보험사 등 19개 대형 금융사들의 올해와 내년 재무 상태 및 자본 필요 규모를 예측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2%, 플러스 2.1%로 ▲ 실업률을 올해 8.4%, 내년 8.8%로 상정했다. 추가 악화 시나리오는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을 -3.3%, +0.5%로 ▲ 실업률을 8.9%, 내년 10.3%로 전제했다.
FRB는 이 같은 상황을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 테스트 결과와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를 이미 은행들에게 통보했다. 최종 결과는 은행들의 이의 신청을 거쳐 다음달 4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