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P&G 우는데… 아모레가 웃는 이유

로레알, P&G 우는데… 아모레가 웃는 이유

김희정 기자
2009.05.17 15:12

기라성 같은 글로벌 화장품업체들이 불황에 신음하고 있는데 한국의 간판 화장품,아모레퍼시픽(134,300원 ▼8,300 -5.82%)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화장품 메이커인 로레알은 1/4분기 총수입이 전 분기보다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향수, 화장품, 샴푸, 헤어살롱 제품 등에서 골고루 북미와 서유럽 매출이 감소했고 러시아, 두바이 등 면세점 매출도 줄었다. 로레알은 지난해 실적 전망치를 무려 세 번이나 하향조정했다.

생활용품업계 공룡으로 불리는 P&G는 올 1~3월 총수입이 8% 줄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모든 카테고리의 판매가 감소했고 연간 주당순이익도 4.35달러에서 4.2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아모레퍼시픽(134,300원 ▼8,300 -5.82%)의 선전은 이런 가운데 빛을 발하고 있다. 1/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8.4%, 10.6% 늘어 각각 4628억 원, 111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보다 26%, 127.3% 늘었다. 해외 매출도 전년 대비 36% 늘어나 643억 원을 기록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울고 있는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어떻게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했을까.

◇원가 절감, 유통구조 바꿔 부단히 체질개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은 "재작년부터 유통을 정비하고 판매방식을 바꿔와 작년 여름 체질개선 작업이 완료됐는데 (그 이후 위기가 터져)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근 2년 반 동안 구두끈을 다시 매는 각오로 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유가와 원부자재 가격이 요동쳤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의 파장을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 유가와 원부자재 값이 변동하자 일찌감치 전사적으로 전략 구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원가상승은 경영수지 악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생활용품 원자재 및 병유리, 포장재, 판촉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등 전 품목의 구매정보를 분석해 '빈 틈'을 찾아 나섰다. 품질은 훌륭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내외 구매 파트너를 새로 발굴해 구매파트너 풀을 구축했다. 구매체계를 통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장기적인 인프라도 확보했다. 그동안 화장품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생활용품&녹차사업 부문이 1/4분기 영업이익을 197%나 개선된 데는 이 같은 비용절감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유통채널도 과감히 정비했다. 기존의 멀티 브랜드샵 매장 '휴플레이스'를 '아리따움'으로 전격 교체했다. 아모레퍼시픽 제품 비중이 50%에 불과했던 협력 매장을 100%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판매하는 단독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통해 매장 당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을 높이고, 할인 판매로 인한 브랜드 파워 하락 등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위기 속 강한 투자, 2015년 세계 톱10 '이상 無'

1/4분기 경기 침체가 극심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불황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비용절감 노력과는 별개로 불황이지만 전략 육성 부분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멀티 브랜드샵 매장 '휴플레이스'를 '아리따움'으로 전면 교체하면서 컨설팅, 마케팅, 인테리어 등에 120억 원 가량을 신규 투자했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방문판매 채널도 불황 속에 더 늘렸다. 3만2000여명 수준이던 아모레 카운셀러 인원은 1년 사이 약 2000여명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위축으로 오히려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몰려, 양질의 카운셀러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2015년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기 위한 액션 플랜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R&D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신갈에 2만5000㎡ 규모의 제2 연구동을 착공했다. 총 5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 전체 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오산에는 17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짓기로 했다. 2011년까지 대지면적 22만4400㎡, 건축면적 8만9009㎡ 규모의 공급채널관리(SCM) 기지를 신축, 2015년 매출 목표인 5조 규모에 맞는 생산·물류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 기획재경부문 부사장은 "불황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지연하거나 축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라며 "2015년 글로벌 톱10에 진입해 아시아의 미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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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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