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계급장 뗀 열띤 토론, 10~11시엔 화장실도 안 가
아모레퍼시픽(134,300원 ▼8,300 -5.82%)홍보실 직원들은 자기네 사장을 "서경배님"이라고 부른다. 대통령도 '님'으로 부르는 시대지만 아모레퍼시픽의 기업문화는 유독 튄다. 불황에 강한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시키는 데는 이런 기업문화가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서 사장은 지난해 '아시아의 미를 세계에 전파한다'는 소명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일명, '아모레퍼시픽 웨이(Amore Pacific Way)' 선포였다. 여기에는 뷰티사업의 외길을 걷겠다는 서 사장의 의지와 동양의 미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핵심가치, 행동지침 등이 담겨있다.
직급에 관계없이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자는 것은 아모레퍼시픽 웨이의 일부일 뿐이다.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
한 달에 한 번 부장과 임원, 서경배 사장이 함께 큰 테이블에 둘러앉아 현안을 얘기하는 '빅 테이블' 회의에서는 계급장을 뗀 끝장 토론이 열린다. 간혹 논점이 어긋나거나 현실과 맞지않는 의견이 나와도 서 사장은 제동을 걸지 않는다. '입 막히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아모레퍼시픽에는 갑작스런 팀 회식이 없다. 친밀을 무기로 술을 권하지도 않는다. 불필요한 지시에 상사라고 무조건 따르지 말자는 게 원칙이다. 이런 팀별 금기사항들은 모두 직원들이 만든 아모레퍼시픽 웨이의 행동 지침이다.
기업문화팀 진민주씨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상사부터 찾기 전에 소명에 부합하는지, 행동 지침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판단하게 해주는 북극성이 아모레퍼시픽 웨이"라고 말했다.
원가를 절감하는 것 이외에 아모레퍼시픽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시간 절약이다. 오전 10~11시까지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 시간엔 가장 창의적인 업무를 한다. 여간해서는 담배 피우기 위해 1층(아모레퍼시픽 본사는 금연빌딩이다)으로 내려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일도 없다.
이희복 아모레퍼시픽 팀장은 "사람이 자산인 조직에서는 물자 절약보다 시간 절약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업무가 많아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시간엔 가장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