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왕국' 꿈…맥주 정면승부

롯데'주류왕국' 꿈…맥주 정면승부

원종태,박희진 기자
2009.05.22 17:53

(종합2)시장 안착 땐 하이트-오비와 3파전..공장 설립에 5000억 소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롯데그룹이 하이트-오비 양강 구도의 국내 맥주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최대 음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맥주시장에 뛰어들 경우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후 본지 기자와 만나 "맥주 사업에 승산이 있다"며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우리가 자체적으로 맥주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비공식적으로 공장 설립을 통한 맥주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적은 있으나 신 부회장이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신 부회장은 또 "해외에는 이미 기린, 아사히 등 대형 업체들이 많은 만큼, 국내에 공장을 지을 생각"이라고 말해 이미 공장 건설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롯데그룹은 '스카치블루'를 통해 위스키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고 있는 두산 주류사업부문를 인수, 주류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벨기에의 대형 맥주회사 앤호이저-부시 인베브가 올초 오비맥주를 매물로 내놓았을 때 롯데는 인수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나 가격에 대한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해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그 클래비스 로버츠 (KKR)가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올해 1분기 국산 맥주시장에서 하이트맥주가 58%, 오비맥주가 4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롯데가 맥주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3강 구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맥주공장을 짓고 설립 초기에 5∼10%의 점유율만 확보한다고 해도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는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촉발되는 등 맥주업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의 협력 파트너인 일본 아사히맥주의 기술과 노하우가 롯데의 맥주시장 진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연고지인 부산·경남 지역의 정서도 '롯데 맥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김영규 롯데주류BG 대표이사는 오비맥주 출신으로 재직 시절 4개의 맥주공장을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가 맥주공장을 세울 경우 생산설비 투자에만 약 5000억∼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전문가는 "투자금액은 생산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우선 생산설비에만 5000억∼6000억원 정도를 투자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연간 맥주 생산량 50만kl인 하이트맥주의 강원도 홍천공장의 경우 10여년 전 설립 당시 약 5000억원이 투입됐다.

롯데가 맥주공장 설립에 성공하더라도 맥주 신제품 출시는 2011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통상 맥주공장 완공에 1년6개월∼2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국내 맥주시장의 특성상 신규 업체가 새롭게 맥주 유통망을 뚫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롯데의 맥주시장 진출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다.

주류업계의 한 전문가들은 "맥주공장을 신설해 점유율 0%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롯데 입장에서도 불안한 도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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