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④증권업계 "법제정 반대"

[커버드본드]④증권업계 "법제정 반대"

황은재 기자, 이윤정
2009.06.02 07:01

"담보부사채 보완이 먼저..하더라도 외화용으로만 제한해야"

이 기사는 05월28일(10:5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커버드본드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원화채권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발 물러서 커버드본드법을 제정한다고 하더라도 해외 자금 조달로만 한정해 국내 시장에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은 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만 혜택을 받는 커버드본드 보다는 사문화된 담보부사채신탁법을 개정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는데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 커버드본드법, 목표는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증권업계는 은행권의 커버드본드법 제정 요구가 궁극적으로는 해외 자금조달용이 아닌 국내 발행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2007년에 은행권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커버드본드 법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커버드본드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해외조달 수단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속내는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원화 커버드본드가 발행되면 당장 은행채 시장에 상당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기존에 은행이 발행한 선순위채권이 후순위채권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선순위 은행채 투자자들의 상환 우선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게 되면 신용등급이 하향된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해 채권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버드본드법이 사실상 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회사들과의 형평성에 비춰볼 때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은행과 일반 기업까지 커버드본드 발행을 허용하는 것은 기존의 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회사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허용하는 것은 커버드본드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자산유동화법을 사문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先 '담보부사채 활성화 필요'..커버드본드법 "법 제정 신중해야"

금융투자협회는 커버드본드보다는 담보부사채 활성화를 선결 현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등으로 담보의 범위를 확대해 중소벤처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자산유동화시장이 우량 기업 위주로 형성되고 있고 커버드본드법이 제정되면 우량 기업과 더 우량한 기업(은행 중심 금융회사)으로 유동화 시장이 재편돼 중소벤처기업의 직접 금융시장 이용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고사 위기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유동화에관한 법률은 신용도가 우수한 금융회사나, 기업, 공사 등으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기업을 제한하고 있으며 커버드본드법은 이들보다 더 우량한, 사실상 은행의 부내(On-Balance)유동화 증권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법을 제정해 은행에 특혜를 주기보다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을 지원하기 위한 담보부사채 발행 활성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해 11월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도 제기됐다. 커버드본드와 관련해 정소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도입 시기 등에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담보부사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커버드본드 발행의 범위, 투자자에 대한 혜택 부여 등의 문제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머니무브와 외화자금 경색으로 커버드본드 도입 주장이 이벤트 성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일반 선순위채권 발행이나 RMBS 발행과 비교했을 때 외화조달수단으로 갖는 경제적 실익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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