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해외채, 무늬만 커버드본드(?)

국민은행 해외채, 무늬만 커버드본드(?)

이승우 기자
2009.05.11 07:03

관련 법 부재로 AA 등급에 머물러..투자자 미국 위주

이 기사는 05월07일(11:1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커버드 본드 10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미드스왑대비 500bp로 미국 국채 기준으로 환산하면 550bp 정도 된다. 당초 3년 만기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도 계획했지만 이를 접고 5년 만기 하나로 결론 지었다.

아시아 최초 발행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또 투자자들 사이에서 완벽한 '커버드 본드'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시장 열었다" vs "법 부재에 타격"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기업 최초의 커버드 본드 발행으로 외화 조달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 국내 상업은행 중 최초 정부 무보증발행이고 또 최초의 구조화채권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들 중 후속 발행자들이 나올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커버드 본드 관련법이 국내에 없어 최초 발행자인 국민은행은 어려움을 겪었다.

자산유동화법과 신탁법에 근거해 커버드 본드 형태를 짜 만들어졌지만 신용등급은 이에 상응하지 못했다. 이중 상환청구권이 있는 커버드 본드의 경우 통상 AAA를 받지만 국민은행 커버드 본드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를 받는 데 그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커버드 본드 발행에 대한 법적 근거는 신용등급 산정에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국민은행의 커버드 본드 관련 법률은 커버드 본드 발행을 명확하게 지지하지 못 한다"고 밝혔다.

이러면서 시작 단계부터 투자자 설득이 쉽지 않았다. 구조의 복잡함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최근 한국물 딜과 달리 금리 협상력은 높아지지 않았다.

발행을 공식 발표하기 전 국민은행은 5년 만기 해외채권 금리를 미드스왑 대비 500bp로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발행을 공표하면서 25bp 올려 525bp로 제시했다. 주문을 받기 시작하자 의외의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최종 가이던스를 다시 25bp 내려 500bp로 발행됐다. 하지만 여기에 몰린 투자자들은 커버드 본드 투자자들이 아닌 일반 채권 투자자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보부채권일 뿐"..벅찬 딜이었나

투자자 타깃이 전통적인 커버드 본드와 달랐다. 커버드 본드 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유럽 시장과 함께 미국 투자자들을 겨냥하면서 'Reg S' 와 '144a' 규정을 모두 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유럽 투자자들보다는 미국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커버드 본드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투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커버드'라는 단어보다는 '개런티(보증)'라는 곳에 방점을 찍었다.

해외 IB 관계자는 "커버드 본드는 유럽지역에서 많이 발행되고 또 투자되는데 이번 채권 발행은 미국의 일반 채권 투자자들이 주된 타깃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럽의 커버드 본드 전문 투자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채권을 '커버드 본드'라기보다 '담보부 채권'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IB 관계자는 "신용등급과 투자자 구성 등을 감안하면 국민은행 채권은 엄밀히 말해서 일반 담보부 채권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외화 조달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AA 등급 담보 자산으로 더 싼 금리로 ABS(유동화증권) 혹은 담보 론의 조달도 가능했다는 것.

다른 IB 관계자는 "담보 없이 일반 선순위채권을 발행해도 600bp대에서 가능할 것 같은데 우량한 담보 제공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은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은행이 감당하기 쉽지 않았던 딜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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