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작권 분쟁의 덫

[기자수첩]저작권 분쟁의 덫

성연광 기자
2009.06.16 07:00

지난 9일 오전에 날아든 2통의 보도자료를 받아본 기자들은 적잖은 혼선을 겪어야 했다. 소프트웨어(SW) 지적재산권을 놓고 5년 넘게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큐로컴과 티맥스소프트가 서로 법원판결에서 '승소'했다는 내용이었다.

티맥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큐로컴은 법원에서 티맥스가 호주 FNS사의 '뱅스' 프로그램을 불법 개작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자료를 냈다. 큐로컴은 '뱅스'를 국내 배포하는 업체다. 반면 티맥스는 '뱅스'를 일부 인용한 것은 맞지만 30억원의 손해배상이나 배포 가처분에 대한 큐로컴의 청구는 법원이 기각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큐로컴은 다음날 주요 일간지 1면에 재판결과를 인용하며 '법원이 티맥스의 '프로프레임' 배포금지를 명령함에 따라 더이상 판매할 수 없다'면서 '향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요지의 광고를 게재했다.

법원 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절차를 밟고 있는 티맥스는 큐로컴의 이같은 광고에 대해 이번주내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지적재산권은 SW기업의 자산이다. 이 권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이번 큐로컴과 티맥스의 법정싸움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안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더구나 경기불황과 공공부문 정보기술(IT) 수주감소 등의 여파로 국내 SW산업은 사상 최악의 불황기를 맞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고객사를 볼모로 극한대립을 한다는 것은 전체 SW시장에 대한 불신만 키워놓을 뿐이다. SW업체간 지재권 분쟁으로 해당 SW를 구매한 대기업 대표가 경찰에 체포되는 수모를 겪은 사건이 엊그제 일이다.

기업들은 이런 사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지재권 위험이 적은 대형업체의 SW만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만큼 국내 SW벤처기업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게 되는 셈이다. SW 지재권 소송이 '진흙탕 싸움'이 아닌, 좀 더 큰 틀에서 SW산업 전체를 보호하는 솔루션이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