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공공 자금 쏟아지면 우후죽순 펀드결성…회수 방식 다각화해야
이 기사는 06월29일(09:1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 한 해에만 1조원이 넘는 신규자금이 벤처캐피탈 시장에 쏟아진다.
민간 자금조달이 어려운 벤처캐피탈 업계에 국민연금과 모태펀드(1·2차)를 비롯한 공공 부문이 지원에 나선다.
정부·민간자금이 혼용된 형태도 있다. 지식경제부가 국가성장 주도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펀드(1·2차)를 조성한 것이다. 펀드결성액 일부는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국내외에서 7000억원 이상을 마련해 5개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그동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벤처캐피탈 업계가 이 같은 대규모 신규자금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투자금이 야기할부 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단 투자금이나 모으고 보자'는 식으로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많은 펀드가 결성·해산되면서 조합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은 되레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은 한정돼 있는데 벤처캐피탈들이 한꺼번에 자금지원을 약정하면 해당기업의 가치는 실제 가치보다 더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투자금 대비 회수금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벤처캐피탈이 얻는 수익은 감소하게 된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반적인 방법인 기업공개(IPO)도 쉽지 않다.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실제 상장으로 이어지는 중소기업의 수는 손에 꼽힌다. 지난 해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상장한 중소기업은 25개사에 불과했다. 국내 벤처캐피탈 5개 중 한 개 꼴로 피투자기업을 상장시킨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청산하기 위해 1000여개의 코스닥 상장사도 엄격한 잣대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상장하기란 쉽지 않다"며 "그만큼 자금회수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피투자기업들이 상장을 청구하더라도 실제 코스닥 시장에 올라가는 기업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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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이같은 일반적인 투자금 회수 방법이 아닌,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나 그동안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던 방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올 3분기에 법안정비를 마치고 4분기부터 운용에 들어가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SPAC은 기업 인수만을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SPAC이 공모로 조달된 자금을 통해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비상장우량기업을 인수·합병한 뒤 피인수자의 주식을 통해 주주들이 투자수익을 실현하는 구조이다.
벤처캐피탈은 피투자사를 SPAC으로 상장시킬 수 있다. 기존 우회상장보다 합병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고 '껍데기 회사(쉘컴퍼니, Shell company)'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할 필요가 없어 비용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증권사와 공동으로 스폰서 집단(Sponsor Group)에도 참여할 수 있어 수입원 다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도 방법이 될 수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기업인 터치미디어(Touch Media)와 피피스트림(PP stream)을 홍콩 혹은 나스닥시장에 상장(IPO)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특수코팅재 생산업체인 슈람(SCHRAMM Holding AG)의 홍콩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이미 피투자회사의 국외상장으로 큰 성과를 거뒀고 린드먼아시아를 비롯한 국내 벤처캐피탈 업체들도 같은 방법으로 투자금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률 제고를 고려하지 않는 펀드결성은 오히려 벤처캐피탈의 명성을 깎아먹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조합 결성 초기부터 다양한 회수방안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