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회담, 기축통화 대안 내놓을까?

G8 회담, 기축통화 대안 내놓을까?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7.06 07:02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

우리가 흔히 일본인에게 속은 것을 아는 데는 일주일 걸리고 유대인에게 속은 것을 아는 데는 일 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유대인들의 전략은 치밀해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 내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는 것이다.

여간해서는 진짜 속마음을 알기 어렵고 때에 따라서는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야 무릎을 치며 “아하 그랬었구나” 라는 탄성을 지르게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어떤 중대한 정책의 변화를 보고 그 진의를 파악 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 상당히 중요한 정책의 변화가 있었다.

오바마는 FRB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독립기관으로 만들 것임을 선포했다. 처음에 필자는 이 뉴스를 듣고 적지 않게 놀랐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참으로 중요한 뉴스가 될 수도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기사거리가 거의 없다.

그동안 FRB는 오히려 재무부 소관이 아닌 독립된 민간 기업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더욱 강력한 권력을 주겠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발권력에 이어 감독권과 규제권 등을 부여받게 될 경우 금융에 대한 하나의 초 국가적 기관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회에서는 물론이고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기축통화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가운데에서 FRB에게 엄청난 권력이 집중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해보자.

물론 단지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

----------------------------------------

중국이 고민이 많은가보다.

하루가 다르게 완전히 정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주에 로마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글로벌 기축통화를 도입을 논의하자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3월에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슈퍼 통화로 사용하자고 말했었기 때문에 그들의 기축통화 관련 발언은 낮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중국의 허 야페이 외교부 부부장은 “나는 중국이 기축통화를 논의하기를 요구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다”면서 공식적인 중국의 발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중국은 미국의 달러화가 주된 세계의 준비통화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주요 준비통화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야페이 부부장은 현재의 금융위기가 국제 통화의 다양성 부족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중기적 입장은 조만간 국제 통화시스템에 변화가 오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니까 중국은 달러화에 대한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어제는 인도가 가세했다. 인도의 총리실 수레시 텐둘카르 경제자문위원장은 2646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를 달러화 일변도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주로 방관자의 입장에서 이번에 달러 흔들기에 동참한 케이스다. 달러화로 인한 반복되는 경기의 과열과 극심한 달러화 가뭄의 이중고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인도 역시 브릭스의 한 나라로서 최근 달러화가 집중되었다가 빠르게 이탈된 나라들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경우 가장 강하게 달러 흔들기를 하는 편에 있다. 드미트리 매드베데프 대통령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의문을 오래전부터 제기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초국가적인 통화의 창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로 브릭스 진영에서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를 강하게 부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보다 금융이 발달한 일본은 기축통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스즈키 요이치 일본 외무성 경제국장은 다음주에 열릴 G8회담에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겠지만 주요국들이 달러를 기축통화로서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냥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달러화의 지위를 흔들 수 있는 어떤 제안도 거부한다고 아주 단호히 못을 박았다.

이렇게 입장 차이가 다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단지 우방이기 때문에?

그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일본과 중국의 입장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일본과 중국의 경우 막대한 외화보유고가 달러화로 이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본은 과거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할 때에 자신들의 국채를 발행해서 미국의 국채를 매수한 바 있다. 쉽게 말하면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빚을 내어 채권을 산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만약 달러화가 휴지가 되면 당장 일본은 빚더미에 앉게 되는데 사실...이것도유대인들이 일본 땅에 심어놓은 절대 복종을 요구하는 도폭선에 일종이다.

일본은 새로운 기축통화가 생길 경우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는 휴지가 되고 그 휴지를 사기 위해 발행해 놓은 일본의 채권만 덩그라니 남기 때문에 받을 돈은 사라지고 줄 돈만 남게 되는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렇게 될 경우 자칫 한 방에 후진국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물론 중국도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이미 오래전에 거론한 이야기지만 중국도 엄청나게 몰려드는 달러화를 환전해주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외평채를 발행했다는 점은 누구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고충은 일본에 비해 덜할 것이다.(일본은 과거 80년대에 상당한 미국의 국채를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국채 규모는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에 같은 브릭스라도 러시아는 석유를 팔아서 모아 두었던 그 많던 외화 보유고를 이번 위기 때 많이 소진했고 오히려 제 2의 모라토리엄 사태에 빠질 뻔 하기도 했으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입장일 것이다.

어찌 되었건 이번 주 9일부터 10일 사이에 이탈리아에서 열리게 될 G8 회담에서는 불만에 찬 목소리들이 어느 정도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지 않은가?

특정한 국가의 화폐가 소위 기축통화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더 이상 공공연한 비밀이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었던 외환위기를 통해 대부분의 나라들은 위기에 달러화가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달러(외환)위기의 매커니즘에 대해 좀 쉽게 설명해보자. 미국이라는 나라가 전쟁을 수행한다던지 해서 적자가 심해지면 재정 적자로 인해 달러화를 찍어 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달러화가 약해질 것을 고민하는 많은 미국 내 헤지펀드 등의 대형 투자자가들은 그들의 자산 가치 보존을 위해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게 되면서 달러화는 해외로의 탈출 러시가 생성된다.

이를 통해 달러화는 더욱 약해지고 미국 밖으로 튀어 나온 달러화는 다른 나라의 통화량을 증가시켜 인플레이션을 만든다.

뭐...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가 전반적인 외환 위기로 전이 되었던 것처럼 뭔가 달러화의 강세 요인이 생긴다면 즉각 피도 눈물도 없이 달러화는 본국으로 회귀하면서 순식간에 외화 갈증상태를 만들게 된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아이슬랜드 등의 선진국은 물론이고 동유럽의 여러 나라와 심지어는 풍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던 브릭스에도 엄청난 외기를 초래했다.

그러니까...바로 금융위기 혹은 외환위기의 시작은 언제나 미국의 재정 적자가 근원이라는 것이다. 즉 미국과 강하게 연동되어 있는 달러화이기에 그 위험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라는 특정한 한 나라의 경제와 기축통화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지 굳이 달러가 미운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제 안정성에 의해서 다른 나라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특정한 나라에 얽매인 달러화 대신 SDR 등의 세계 통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지난주에는 IMF에서 50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이 전격 합의 되었고 이는 기축통화에 대한 논쟁을 지지하는 큰 사건으로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듯 반 달러 진영들의 주장들은 하루 아침에 생각이 모아진 것은 아니다.

지난 1929년부터 시작한 대공황도 1927년부터 집중되었던 FRB의 통화 팽창정책과 1929년의 통화 수축정책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더욱 무서운 충격과 공포의 에너지를 갖게 했었고 이는 지난 2007년말의 금융위기까지 그대로 답습되어 결국 그 이전 FRB의 전격적인 통화 팽창이 부동산과 자산 가격을 때리면서 그 에너지를 키울 수 있었다면... 정말 지긋지긋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금융위기가 생기면 너도 나도 달러화를 사 모으게 되는데 사모으면 달러화가 하락하고 화가 나게 만들고 또 어느 정도 달러화 하락을 염려해서 정리하려 하면 여지없이 외환 위기가 와 버리니 대체 이놈의 달러화는 사 모으는 것이 정답인지 아니면 외면해야 정답인지 조차 헷갈리게 만들지 않았던가?

이제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서 세계 위기를 반복하게 하는 통화의 팽창과 수축현상의 직접적인 대상인 달러화와 이에 대한 조절권한을 독립적으로 가지고 있는 FRB에 대한 불만을 갖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놀랍게도 FRB는 이런 다수의 공격에 익숙해져 있다. 그들은 즉각 또다시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바로 FRB로의 초강력 권한이 위임되는 것이다.

많은 나라들의 불만을 의식하듯...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FRB의 감독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금융개혁 특별법을 제의하기에 이르렀다. 즉, 아예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서 독립기관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FRB를 더 이상 미국의 정부 예하에 있는 기관이 아닌 세계 정부의 기관으로 봐달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왜 FRB는 미국 정부의 기관이 아닌 민간 기관이냐는 것이 음모론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것이었는데 아예 이제는 까놓고 독립된 기관이 되겠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거의 100년에 걸쳐 FRB는 몇몇 금융 엘리트 들이 세뇨리지를 독식했었던 것은 물론이고 또한 꾸준히 위험을 통해 고유자산을 늘리면서(재무부 채권 매입) 이자 수입도 챙겨왔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불만의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또한 미국의 많은 대통령이나 상하원의 의원들이 달러화에 대한 발권력을 재무부 산하로 끌어 오려다가 피살당하기도 한 것도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적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굳이 음모론이라고 폄하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즉 달러화는 미국인의 통화라고 주장했다가 황천길로 간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모진 모략과 풍파에도 불구하고 FRB는 최초의 탄생이 1907년의 금융대공황이라는 배경을 통해 태어났듯이 언제나 위기를 먹고 더욱 몸집을 더 키워왔다는 점이 놀랍다.

1913년 연방은행법에 의해 FRB가 탄생한 이래 1971년 금태환을 끝장내고 1975년 산유국들이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선택하겠노라고 선언하면서 첫 번째 대 변신을 꾀했고, 이번에는 아예 미국의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을 탈바꿈 하는 대변혁을 꿈꾸고 있다.

바야흐로 달러화에 대한 발권력을 유일하게 가진 FRB가 세계 통화로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것이다.

과연 이번에도 그들은 위기를 먹고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을 판단하기에 앞서 일단오바마가 제안한 금융개혁안의 주요 내용을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인데 물론 FRB 산하에 두고 시장에 대한 상시 위험 감시체제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금융기관의 감독을 수행했었던 연방저축 기관감독청(OTS)가 폐지되고 대신 연방 통화감독청(OCC)이 그 이전의 조직들을 흡수 통합하여 감독 시스템을 단일화 시킨다.

부실은행에 대한 청산절차를 신설해서 FRB가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데 역시 FRB 산하에 FDIC(연방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한다. 은행의 유지요건을 강화한다. 이를테면 자본금 규정이나 유동성에 대한 제한을 강화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금융 보호국(CFPA)를 신설한다.

그 외 눈에 확 띄는 것은...사모 펀드나 헤지펀드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헤지펀드를 등록제로 변경한다. 또한 파생상품이나 이에 대한 등급을 산정하고 있는 신용평가사에 대해서도 규제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