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자금집행 임박..운용사별 희비교차

연기금 자금집행 임박..운용사별 희비교차

김참 기자
2009.07.06 08:05

투자유형확대, 구색갖추기라는 지적도

이 기사는 07월03일(15:41)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투자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던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노동부, 공무원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들이 투자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일부 유형에 대해서 자금집행이 이뤄진 것은 물론 투자유형 확대를 통해 신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연기금의 자금집행 임박에 누구보다 반가워하는 곳은 다름 아닌 자산운용사. 수탁고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에게 연기금의 자금집행은 가뭄뒤 단비같은 존재다.

하지만 자금집행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운용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또 연기금들이 투자유형을 확대하더라도 투자한 자산 내역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연기금 주식 등 투자 임박

올들어 투자유형 확대에 나선 곳은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연금 등이다.

우선 국민연금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달까지 중소형주와 인덱스유형 등 주식부문에서 2조원 가량을 회수한 국민연금이 최근 장기투자형을 시작으로 주식형 자금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장기투자형펀드를 운용할 자산운용사로 신영, 신한BNP파리바, 세이에셋, 알리안츠, 한국밸류자산운용 등 5곳을 선정했다. 이들에게1000억원씩을 맡겨 총 5000억원을 장기 주식투자로 운용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이밖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자닌과 NPL에 투자할 위탁운용사 8곳을 신규로 선정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지난달 1000억원의 자금을 주식부문에 집행한 가운데 회사채유형과 채권특화형(채권·채권관련 파생상품 60%투자), 절대수익추구형 등의 유형별 위탁운용사를 신규로 선정했다. 벤처펀드도 조만간 조성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대체투자부문에 4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 위탁 운용사 6곳을 선정했다.

공무원연금도 순수주식형과 인덱스형 두가지에 불과하던 주식형 투자유형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내주 SRI와 절대수익추구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집행을 할 예정이다. 10여곳의 위탁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중소운용사 부각...대형운용사 주춤

최근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자산운용사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연기금의 위탁운용사를 대형사들이 독식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올해 처음으로 공모 형식으로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사학연금의 경우 신영, 아이, NH-CA, 동부, 삼성, 한국밸류 등 6곳의 자산운용사와 제이앤제이, 티에스아이, AK 등 투자자문사 등 3곳을 선정해 중소형사의 비중이 어느때보다 높다.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투신운용을 제외한 미래에셋운용, 한국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 대형사들이 모두 떨어졌다.

국민연금 장기투자형 위탁운용사에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중소운용사들이 독식했다. 지난달 결정된 노동부의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에도 대형운용사는 포함되지 못했다.

자산운용사 법인영업 관계자는 “연기금들의 위탁운용사 선정시 정량적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일부 유형에서는 대형운용사들이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편입자산 크게 차이 없을 것”

국민연금이 2일 선정한 장기투자유형은 평가기간에서 3년으로 최장기간이다. 1년 단위의 단기수익률로 운용사를 평가하기보다는 장기간의 성과를 통해 실적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자금 집행 규모도 처음 집행하는 유형 중에서는 최고수준이다. 5개 운용사를 선정해 5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하는 만큼 위탁운용사 1개사가 당장 운용할 수 있는 금액은1000억원. 국민연금이 이번 장기투자유형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름만 장기투자형이라고 붙어있을 뿐 투자포트폴리오는 기존 배당형이나 성장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평가기간만 3년으로 늘어날 뿐 연기금이 투자할 만한 종목이 한정돼 있다보니 수익률이나 포트폴리오도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평가된 기업이나 꾸준한 수익으로 배당을 하는 내재 가치가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기존 성장형이나 배당형에 편입된 자산과 중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기금 관계자도 “사실 국내 시장이 크지 않다보니 투자유형을 확대해도 편입되는 자산은 기존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한 ‘구색 갖추기’라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위탁운용사 입장에서도 운용하기 부담스럽다. 국민연금 장기투자 위탁사라는 타이틀이 생기지만 펀드 회전률이 2년간 200%로 제한돼 편입자산 매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성장형 펀드의 경우에는 펀드 회전률이 300~40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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