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법을 포함한 미디어관련법이 온갖 잡음을 내며 국회를 통과한지 20일 남짓 됐다. 야당은 여전히 의결절차를 문제 삼고 있어 정치권의 내홍은 심하다.
이 때문에 관련법 시행령을 마련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행정적 절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법 시행령안이 방통위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의 퇴장으로 제대로 논의도 못한 채 입법예고될 처지다. 여당 상임위원들만 남은 회의에선 시행령 개정작업 일정에 대한 의견만 오갔을 뿐, 시행령 개정내용은 거론조차 못했다.
미디어관련법의 핵심은 방송법 개정안이다.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이처럼 첨예해진 것은 진입문턱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방송시장을 절대 침범할 수 없었던 대기업과 신문사도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놓고 지상파방송사와 신문사가 갈등을 빚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상파방송사 입장에선 경쟁자 출현이 달가울 리 없다. 신문사들도 두 패로 나뉘었다. 방송에 진입하려는 신문사와 그렇지 않은 신문사간의 논리적 충돌이 엿보인다.
이번에 개정된 방송법은 진입문턱만 낮춘 게 아니라 지상파방송사에 대한 광고규제도 완화됐다. 중간광고·간접광고(PPL) 등이 도입되면 방송사들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독점하던 방송광고 판매대행도 경쟁체제로 전환된다. 정부가 민영미디어렙 설립을 허용하면 방송광고 수주경쟁이 불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미디어 시장은 급속도로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지상파방송사나 케이블방송사 그리고 신문사 등 대다수의 미디어기업들이 내심 변화로 인한 이해득실을 계산하기 바쁘다.
조금이라도 서로에게 유리하도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과연 '공공성'이 있을까. 조만간 공영방송법이 제정될 움직임이다. 이 역시 '공공성'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을 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설 것이다. 정치적 싸움은 때로 본질을 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