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日 무라타의 삼성전기 뒤통수 치기

[기자수첩]日 무라타의 삼성전기 뒤통수 치기

김병근 기자
2009.10.05 16:09

국내 종합부품 업계 1위인 삼성전기는 지난 추석 연휴에 미국으로부터 당혹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글로벌 종합부품업계 4위이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1위인 일본 무라타가 삼성전기를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것.

특허와 관련해 어떠한 사전 경고나 협의가 없었던 무라타로부터의 소송제기로 삼성전기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통상 일본 기업들의 특허 전략은 초기 시장 확대기에는 경쟁사들의 특허 이슈를 방치하다 후발 경쟁사들이 급성장하면 특허로 발목을 잡는 식이다. 그렇더라도 최소한의 경고신호는 보내는 게 업계 관례지만 이번에 그렇지 않았다.

일본 니치아와 서울반도체의 지리한 LED 특허공방 직전에 니치아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경고신호를 보내고, 경고장을 보낸 것도 이런 소송 전 관례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가 무라타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그렇지 않는지는 결국 특허법원과 미국 무역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무방비 상태에서 선공을 당한 삼성전기의 입장만 난처해졌다. 특허 소송의 제기 자체만으로도 마치 특허를 침해한 기업인 것처럼 '낙인'이 찍히는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소송을 당했다'는 것과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은 엄연히 다름에도 소송을 당한 기업은 고객사들로부터의 주문취소나 사실여부를 묻는 확인요청에 시달리는 등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기가 글로벌 MLCC 시장에서 단 시일 내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는 때여서 무라타의 특허공세가 이런 '낙인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MLCC 3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3분기 들어서는 제품 경쟁력 향상에 엔고에 따른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져 일본 TDK를 제치고 1위인 무라타의 턱밑까지 추격한데 대한 반격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이번 소송은 누구의 기술력이 더 뛰어나냐는 '기술력'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기가 독자적인 MLCC 기술력과 수많은 자체 특허로 무장해 무라타와 자웅을 겨룰 위치까지 올라온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업계 관례를 벗어난 '무라타'의 '무례한' 선공에 삼성전기가 어떻게 되갚아 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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