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리기전 "회사채 얼른 발행"

기준금리 올리기전 "회사채 얼른 발행"

전병윤 기자
2009.10.13 15:40

저금리로 미리 자금 조달…물밑 작업 활발

기업들이 지난 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자 재차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 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증권 및 채권시장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9일 1200억원 안팎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만기는 3년과 5년짜리 두 종류다. 오는 14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입찰한 뒤 발행 금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A'로 우량 회사채에 속하고 최근 금리 안정세를 감안한 경우, 발행 예정금리는 만기 3년의 경우 연 6% 안팎에서 책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시장에서 A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12일 민간평가사 평균금리 기준)가 6.05%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 금리는 조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기업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둬 회사채 발행을 꺼려했으나 금통위 후 당분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자금 조달에 나설 채비다. 실제로 금통위 전 이달 첫째 주 회사채 발행액은 8324억원에서 이번 주 17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회사채를 발행하기 전 시장의 수요조사(태핑)를 위한 기업들의 물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대림산업, 대한통운, 두산건설, 롯데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태핑 중이다. 이 기업들의 회사채 신용등급(한국기업평가 기준)은 A+에서 BBB 수준으로 우량 회사채이거나 한 단계 아래 정도.

한 증권사 채권판매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금리는 대략 연 6%~9%대 수준에서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면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 투자자에게 더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도 선제적 자금 조달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발행이 상반기에 비해 매우 뜸해진 반면 기관투자자의 매수 여력은 누적된 상태여서 발행하면 투자자로부터 대접을 잘 받을 것"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왕이면 정점을 찍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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