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4일(현지시간) 1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6일 이탈후 1년만의 실지 회복이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정점에 달했던 금융위기의 깊은 상흔이 이제 아무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상승의 동력이 된 JP모간체이스의 실적 발표는 금융위기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신호로 월가 주변에서 해석된다. JP모간은 3분기 순익 35억9000만달러(주당 82센트)를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9센트 순익에 비하면 9배에 달하는 신장세이다.
이에앞서 세계최대 컴퓨터칩 생산업체인 인텔도 전날 장마감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금융과 제조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며 상승장에 탄력을 더했다.
그러나 들뜬 월스트리트에 비해 미국의 메인스트리트(실물 경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업률은 조만간 10%에 달하고 소비 심리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오죽 미래가 불안했으면 소비가 미덕이던 미국인들의 저축율이 8%를 넘어섰을 까 연민마저 가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국제노동기구(ILO)가 최근 제시한 수치가 흥미롭다. ILO은 금융위기의 불길이 실물 경제로 옮겨붙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 기업들은 64만명을, 유럽지역은 35만4000명, 아시아 24만4000명을 각기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주요 언론에 나온 감원수를 합산한 것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ILO는 덧붙였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5일 이 수치가 엇갈리는 미국의 현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치가 입증하듯 미국 기업들은 위기 징후가 감지되자마자 저마다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반면 유럽, 특히 독일 등지는 정부가 나서 보조금지급 등을 통해 인적 조정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했다. 우리의 경우는 위기 초반 주력하던 `잡 셰어링`이 기억난다.
FT는 이제 그 `효과`들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즉, 3분기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걸출한 매출 증대보다는 혹독한 비용절감 탓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폭이 컸던 만큼 실적도 보다 뛰어난 것으로 보여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반면 글로벌 경제가 턴어런운드한후 나타나는 경기 회복세에서는 역순이 나타난다. 실제로 감원이 적었던 아시아, 유럽 순으로 빠른 회복력을 보인다.
독자들의 PICK!
이는 `희생을 최소화`한 기업들의 생산성 회복이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순한 진리와 통한다. 여기에 대량 실직에 따른 소비 부진이 뒤따른 결과이다. 이른바 `절약의 역설`이다.
미국은 이제 기업들의 선제적이고 무자비했던 대량 감원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할 판이다. `더블 딥`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어느 지역보다도 근심이 큰 것도 이러한 연유이다.
하지만 월가는 얄밉게도 벌써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해 발표한 월가 23개 대형금융사들의 올해 급여수준은 위기이전인 2007년보다도 휠씬 상회할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민 여론의 강력한 견제에도 월가의 고액급여 관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기세를 높인 셈이다.
월가 금융사들이 내놓는 변명은 한결 같다. (돈을 벌어주는)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해 좋은 대우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한 관계자는 고액급여에 대한 반감에 대해 "누구 회사 망하게 할 일 있냐"고 되레 큰 소리 쳤다.
결국 모든 문제의 중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있어야 일도 나고 일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