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100억 주문실수 "10억대 손실"

앗! 100억 주문실수 "10억대 손실"

전병윤 기자
2009.12.01 13:59

100주를 100억 매수로 착각… 보험 처리뒤 책임공방

한국투신운용이 해외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100억원에 가까운 주문 실수로 인해 10억원대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신운용은 보험 처리를 한 뒤 매매 시스템을 만든 사무수탁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손실 보상 등의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은 지난 9월20일 일부 해외펀드에서 주식 100주를 매수키로 했으나 해당 주식을 100억원어치 매수하는 단순 주문 실수를 범해 10여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해외펀드는 일부 소수 투자자들 대상으로 만든 사모펀드로 수탁액은 50억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펀드 설정액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미수로 주문한 셈이다.

한국투신운용은 곧바로 장내 매도에 나섰으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손실을 면치 못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주문 오류 등에 따른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보험을 들어놔 펀드의 손실을 메웠다. 하지만 보험료의 대폭 할증으로 인한 간접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한국투신운용은 사무수탁사의 매매 시스템이 주문실수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경고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던 점을 문제 삼고 책임 범위를 살필 방침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펀드 설정액보다 두 배나 많은 매수주문에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고 기본적인 경고 문구도 없었다"며 "사무수탁사에서 주문 관련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계적인 오류인 만큼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사무수탁사는 신한아이타스다. 신한은행이 지난 2008년 5월말 아이타스 주주조합 지분 56.16%를 인수해 이름을 신한아이타스로 바꿨다.

사무수탁사는 펀드 자산의 가격을 매일 계산해 수익률의 근거가 되는 기준가를 만드는 등 펀드 회계를 주 업무로 하며 펀드 순자산의 0.035%(전체 평균)를 사무수탁보수로 받는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사무수탁사는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로부터 사무수탁보수를 받는 '을'의 위치라는 점이 협상에 불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신한아이타스 관계자는 "펀드 설정 당시 돈이 펀드로 들어오기 전에 미리 주문을 넣었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이상 주문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운용사의 단순 입력 실수이며 그동안 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고 양측의 보험사간 책임 소재를 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