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제는 "신도 버린 직장?"

거래소 이제는 "신도 버린 직장?"

강미선 기자
2010.01.19 15:36

"임원될까 무서워요" …임기 2년 계약직에 연봉 삭감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한국거래소에 '임원기피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뒤 임원 임기 및 정년 보장이 힘든데다 임원 보수도 대폭 줄어 승진을 꺼리는 것.

거래소는 지난 18일 본부장과 본부장보(비등기 이사 겸 집행간부) 9명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고 늦어도 20일경 본부장보 5명에 대한 후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본부장은 내달 4일 임시주총에서 선임한다.

거래소 직원들 사이에서는 현재 부장급 가운데 본부장보 승진에 유력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 직원은 "내부 직급에 따라 승진 가능성이 높은 부장들 이름이 나오긴 하는데 예전 같으면 내부에서 경선이 붙어 물밑 경쟁이 치열했지만 지금은 냉랭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원직 인기가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 임기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 본부장보의 경우 임기 2년에 연임을 할 수 있지만 경영성과가 부진할 경우 연임은 커녕 중도 해임될 수도 있다.

거래소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매년 임원들이 경영계약서를 쓰고 경영 평가를 받아 성과에 대해 연대 책임을 져야한다. 김봉수 신임 이사장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임원들이 임기 내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놔야한다는 부담도 크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지금 이사들이 40대 후반 50대 초반인데 임원이 되면 2년에서 운이 좋아야 4년 뒤 나가야한다"며 "그 때는 애들을 대학 보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임금, 복지수준 등 처우가 공공기관 지정 이전보다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도 임원 인기가 시들한 이유다. 거래소 본부장보 연봉은 1억2000만원, 본부장 연봉은 1억2900만원이다. 성과급을 제외하고 공공기관 지정 이전에 비해 약 40~50% 삭감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임원이 아니더라도 최근 10%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면서 어느 자리든 편치는 않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도 버린 직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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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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