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도대체 유럽이 어떻기에?

[개장전]도대체 유럽이 어떻기에?

정영화 기자
2010.02.05 08:02

유럽 국가들 재정난 고조… 美증시도 2.6% 폭락

호전된 경기지표 등으로 이번 주 들어 반등했던 미국증시가 우리 시각으로 5일 새벽 또다시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단번에 268포인트(2.6%) 폭락하며 최근 반등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장중 1만선마저 흔들렸다. 나스닥지수는 무려 3%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지난주 폭락을 딛고 이틀 반짝 100포인트씩 올라 ‘희망’의 빛이 엿보였다. 하지만 또다시 폭락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실망이 클 듯하다.

일단 그 촉발은 고용지표였다.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외로 8000건 늘어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1만5000명 줄어든 45만50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업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아직 바닥이 아니다'는 실망감으로 주식을 내놨다.

이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 문제와 신용리스크였다. 최근 그리스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가들의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국채 신용부도스왑디폴트(CDS)가 전날 27bp 급등한 223을 기록했고, 그리스와 스페인이 각각 14bp, 13bp 상승한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증시는 전날 2개월래 최대 하락폭인 2%이상씩 급락했다. 이것이 미국증시에 화약고로 작용한 것이다.

유럽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다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가 7개월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달러 인덱스(DXY)는 0.54포인트(0.68%) 오른 79.92를 기록해 80선을 임박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달러 인덱스가 80선을 넘어설 경우 원/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인한 캐리 트레이드의 약화 내지는 청산 가능성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민간금융기관의 부실 해결사였던 정부부문에 위기의 후유증이 이전되고 있고 그리스 및 유로국가는 구조적인 문제로 경기회복 등을 통한 자생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며 "2분기까지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로 위험국가와 선진국도 국채만기가 집중돼 있어 이에 따른 불안요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럽발 리스크,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까?

폭락이 잦아지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패닉(공황심리)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투매로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또다시 160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선물과 현물간의 격차를 나타내는 시장 베이시스는 지난 22일 이후 줄곧 마이너스(백워데이션)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매도 쪽으로 기울어진 투자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에서 하방경직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섣불리 투매에 가담하기보다는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지수나 주택매매지표 등에서 보듯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언제라도 재반등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또한 유럽의 재정리스크는 새로운 악재라기보다는 이미 지난해부터 계속 지적되어온 문제다.

유럽 문제는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발목을 잡아 상승탄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높지만,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밸류에이션 매력 등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방경직성 또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500~1700선의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한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모호하고 현재 지수수준이 낮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 하락세를 강화하기 보다는 박스권((1580~1730)을 연장하는 패턴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경기의 월별 변화를 각 부문별로 읽을 수 있는 ISM 제조업 지수를 통해 위기에서 빨리 벗어났던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미국의 경기나 이익지표 모멘텀은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을 확인했고, 본격적인 하락을 주장하기는 이르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다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운 대외 악재들을 생각해 보면 반등에 초점을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자신이 없다"며 "오히려 반등이 나올 경우 점진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고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경우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는 경기방어 업종에 초점을 두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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