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주문취소, "끝물" vs "지속"

조선업계 주문취소, "끝물" vs "지속"

신희은 기자
2010.03.18 15:00

최근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조선업계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해외 선주들이 발주했던 물량을 취소하거나 잔금 지급을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주문 취소가 업황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7일 유럽계 선주사로부터 수주받은 유조선 9척 중 5척에 대한 주문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4802억원 규모로 지난해 매출액의 2.4%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이번에 주문을 취소한 유럽계 선주사가 발주한 유조선 9척을 포함, 217척 규모다.

수주가 취소된 5척은 아직 건조가 시작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취소 협상을 진행, 올해 경영가이드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선주의 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주문 취소가 '마지막 단계'인지, 추가적인 취소가 이어질 것인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손용석 UBS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추가적인 취소나 잔금 지급 연기, 가격 인하 등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수주 증가로 업황 개선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투자의견도 '중립'을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낮은 21만원으로 제시했다.

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세계 3위의 프랑스 컨테이너 선박회사인 CMA-CGM도 현대중공업에 계약금액의 50%를 지급하지 않아 선박이 인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CMA-CGM은 현대중공업에 선박 10척을 발주, 이 중 5척이 건조가 완료된 상태다.

반면 주문 취소는 업황이 악화됐던 지난해부터 꾸준히 있어 왔으며 공시를 통해 뒤늦게 공개되는 것일 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박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 악화로 선주들이 지난해부터 자금난을 겪어 왔고 업계 전반적으로 주문 취소가 간헐적으로 발생해 왔다"며 "올해 주문취소가 좀 더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물량이 제한적이며 수주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7만5000원도 유지했다.

옥효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주문 취소가 악재일 수는 있겠지만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 업황 자체는 지난해 '바닥'에서 정상화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황 개선을 기대하는 측은 올해 발전 플랜트 관련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범용선과 해양구조물의 신규 발주도 본격화돼 주문취소로 인한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옥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해운운임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문취소는 큰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올해는 업황 개선 기대로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 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4500원(1.94%) 하락한 2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관련 업계도 1~2%대 하락하는 데 그쳤다.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은 각각 1.6%, 0.6%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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