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일단 기다릴 필요가 있다

[내일의전략] 일단 기다릴 필요가 있다

오승주 기자
2010.05.20 16:51

공포는 또다른 공포를 만들어 낸다.

한번 겁에 질린 심리는 긍정적인 모습보다 부정적인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유로존의 위기에 시달리며 지칠대로 지친 시장의 마음은 북한의 '전면전' 거론에 뒤늦게 반응하며 코스피지수의 2% 가까운 약세를 이끌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그나마 막아낸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하지만 개인도 눈만 뜨면 내려가는 증시에 힘겨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83% 내린 1600.18로 마쳤다.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투신이 400억원을 사들이며 가까스로 1600선은 지켰다. 하지만 장중 1591.93까지 2% 넘게 급락하며 1600선도 내줬다. 1600선 이탈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두드러진 대목은 개인이 급격하게 투자심리를 잃은 점이다.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장중 3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팔자'에 집중하며 1910억원의 순매수로 장을 끝냈다. 특히 장마감 30분간 급격하게 증시에서 빠져나가며 30분간 1100억원을 팔아치우는 등 다급한 마음이 엿보였다.

개인이 증시에서 급하게 빠져나가면서 가뜩이나 불완전한 수급은 헝클어졌다. 1600선이 무너지면서 긴급하게 자금을 투입한 투신(900억원 순매수)과 연기금(388억원)이 아니었다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월26일(1594.58) 이후 3개월 만에 종가 1600선을 밑도는 기록을 남겼을 지도 모른다.

개인들의 공포심은 코스닥시장에서 더욱 부각됐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3.9% 급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4.9% 내리며 480선도 무너졌다.

코스닥시장의 주간 단위 하락률은 8.4%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마지막 주 9.2% 하락 이후 4개월 만에 주간 단위로는 가장 높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일단 시장은 연휴 사이 들여오는 국내외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하지만 일단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포에 휩싸여 투매하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주말 사이 국내외의 악재 관련 진행 소식에 초점을 맞춘 뒤 전열을 가다듬고 투자에 재응하는 편이 상책으로 판단된다.

심재엽메리츠증권투자전략팀장은 "표류중인 미국의 금융개혁안 통과는 이번 주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동조 속에 금융규제와 EU의 국채 발행에 힘을 모은다면 현 상황을 잘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동조관계를 맺지 않고 유로(EU)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이끌어 간다면 글로벌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는 부작용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승우대우증권(66,700원 ▲5,200 +8.46%)연구원은 "현재로서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의 예단이나 공격적인 접근보다는 시장 심리의 안정과 증시 하락세의 진정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증시의 안정을 확인한 이후에 점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들의 심리에 뒤늦게 영향을 미친 천안함과 관련된 사태는 단기적으로는 외환이나 채권시장 등을 경유해 증시에 마찰을 일으킬 여지는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북한의 반발이 충분히 예견되고, 사태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개연성도 낮다는 점에서 공포로까지 심리를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할 것으로도 지적된다.

일단 기다리는 모습이 중요하다. 주말 사이 국내외 소식에 우선적으로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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