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심상치 않은 건설株 대량매도 '왜'?

연기금, 심상치 않은 건설株 대량매도 '왜'?

반준환 기자
2010.05.27 18:12

연기금이 건설주 대량매도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연기금이 최근 2~3일간 폭락장에서도 정보통신(IT)와 제조업, 금융업 등 대표주들을 대거 순매수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건설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으나, 연기금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주가상승이 어렵다는 시각이 적잖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2094억원의 주식을 매수하고 1314억원을 매도했다. 순매수 규모는 779억원이다.

연기금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자전기 등 정보통신(IT)와 자동차, 금융 등 업종 대표주를 대거 매수했다. 가장 많이 산 종목은하이닉스(995,000원 ▲9,000 +0.91%)로 총 130억원, 51만여주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종목은LG디스플레이(11,750원 ▲300 +2.62%)와 삼성전자, 삼성화재, LG전자, SK에너지, 대한항공, LG화학, 현대차, 현대제철, 한국타이어 등이었다. 종목별로 많게는 100억원에서 적게는 30억원 가량 샀다.

연기금은 그러나 건설주에 대해서는 냉정했다. 이날 삼성물산을 131억원 순매도한데 이어 현대건설(58억원) 효성(48억원) 대한전선(32억원) 현대산업(16억원) 등도 팔았다.

효성은 진흥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사업포트폴리오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잖고 대한전선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비중이 상당하다.

연기금의 매도가 몰렸던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4.5%, 2400원 내린 5만100원으로 올해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 역시 각각 2.5%, 0.65% 하락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5포인트 이상 올랐고, 대부분의 업종대표주들이 동반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대한전선(30,300원 ▲1,350 +4.66%)효성(155,000원 ▲14,400 +10.24%)주가는 상승했으나, 이는 최근 주가급락에 따른 반등, 그리고 악재해소라는 단기재료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전선은 최근 자회사인남광토건(9,010원 ▲100 +1.12%)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효성은 진흥기업의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했다.

연기금의 주식매도에는 여러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무엇보다 부동산경기침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등의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하락을 비롯해 미분양 확대우려, 수익성 악화 등 상황이 단기간 해소될 조짐이 없다. 아울러 중소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악화와 함께, 경제위기 때 마련된 각종 금융지원 방안이 하나 둘 끝나간다는 점도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물론 대형건설사와 주택사업 비중이 작은 곳은 문제가 없으나, 업종 리스크라는 영향권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아울러 IFRS가 도입되면 지연되고 있는 PF사업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H증권 관계자는 "IFRS가 시작되면 건설사 PF 공사와 관련한 담보와 채무보증 등에 대한 공시의무가 강화된다"며 "사업장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가 줄어들 수 있고, 연체사업장에 대한 자산평가액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급요인도 연기금이 건설주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4월초 외국인들의 건설업(코스피) 지분율은 26.8%였으나, 이달 25일에는 23.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지분율 감소폭은 0.71%포인트(32.65%→31.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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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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