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SPAC, 예치비율 100% 굳어지나

한국형 SPAC, 예치비율 100% 굳어지나

이재영 기자
2010.07.07 08:49

울며 겨자먹기로 비율 올려...후속 SPAC 영향

더벨|이 기사는 07월02일(15:4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의 공모자금 예치비율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치비율 100%짜리 스팩이 잇따라 상장하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예치비율을 100%로 올린 곳은 2일 상장한 신영 해피투모로우 스팩이다. 신영 스팩은 앞선 스팩 서너 곳이 연이어 공모에 실패하자 차별화를 위해 예치비율을 97%에서 100%로 올렸다. 원금에 시중 금리까지 보장한다는 메리트를 줘 투자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신영 스팩이 공모를 실시한 지난달 말 스팩 공모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교보KTB·대신·한국투자 등 3곳의 스팩이 대량 실권을 견디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가까스로 상장한 메리츠 스팩도 최종 실권주 40억원을 주관사가 떠안아야 했다. 이 와중에서 예치비율 100%를 무기로 삼은 신영 스팩은 7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신영 스팩이 성공하자 한화SV 명장1호 스팩도 뒤를 따랐다. 한화 스팩 역시 처음 구조를 설계할 땐 예치비율을 97%로 잡았지만 이를 100%로 수정했다. 이에 일반투자자들의 호응이 이어져 청약경쟁률 40대1(증거금 1540억원)이라는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공모를 마칠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달 중 공모를 진행할 예정인 후발 스팩이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를 준비하고 있는 스팩은 공모를 철회했던 3곳을 비롯해 부국 퓨쳐스타·키움 1호·이트레이드 1호 등 6곳이다.

이들 후발 스팩 관계자들은 예치비율을 100%로 올려야할 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올리자니 운영 자금이 줄어들고 올리지 않자니 타 스팩 보다 투자자 모집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스팩에 큰 부담이다. 스팩은 합병 성사 전까지 초기 모집 자금만으로 운영비용을 충당한다. 예치 비율을 높이면 운영 자금이 줄어든다. 스팩이 합병 전까지 사용해야 하는 자금은 임원 급여를 포함해 각종 자문비·실사비·용역비 등 10억~15억원 정도.

대부분의 스팩이 자본금과 전환사채 발행액을 포함해 20억원 규모로 설립된 것을 고려하면 살림이 빠듯하다. 신영 스팩 역시 당초 18억원으로 기획했던 운영 자금 예산이 13억원으로 3분의 1이나 줄어드는 것을 감수했다.

공모를 준비 중인 한 스팩 관계자는 "한화 스팩도 사실 신영 스팩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예치비율을 높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반투자자들이 예치비율 1%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후발 스팩들의 예치비율이 100%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예치비율 100% 스팩은 기회비용 손실이 없다는 메리트를 투자자들이 알게 됐고 △공모 스팩이 많아 경쟁하는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치비율을 타사보다 낮게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3월 95~96%→5월 97%→6월 100% 이런 식으로 예치비율은 상장 시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며 "얼어붙은 스팩 공모 시장이 다소 풀린다 해도 상당기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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