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선호, 유럽과 미국에 돌아오다]
버냉키 의장의 암울한 경기전망을 뒤로 하고 시장이 다시 리스크 선호로 회귀했다. 유럽과 미국의 호재가 동시에 등장하면서 주식과 상품시장이 급등한 것이다. 양 지역의 호재가 동시에 등장하면서 증시가 급등한 것은 지난 6월 초 중반 뉴욕증시가 상승하던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56.5로 직전월의 55.6보다 상승했으며 시장의 예상치인 55.2도 상회했다. 미국에서는 UPS, 캐터필러, 퀄컴, 그리고 AT & T 등의 주요기업들이 모두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주택지표와 경기선행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상황을 나타내는 등 리스크 선호에 우호적인 여건들이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뉴욕의 3대 지수 모두 2% 전후로 급등했으며 다우지수의 경우 201.77포인트 상승했다.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국제유가의 경우도 배럴당 79달러를 돌파했다. 유럽시장이 열릴 때의 가격 수준은 배럴당 76.31달러였다.
이러한 리스크 선호 강화 분위기는 엔화를 약세로 유도하고 유로화와 호주달러를 달러화 대비 강세로 이끌었다. 유로달러는 1.29달러를 돌파했고 호주달러는 그 동안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0.8870 달러를 돌파하고 0.8954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해 뉴욕역외선물1개월물은 당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6.15원이 하락한 수준인 1199원25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일 달러/원, 제한적 리스크 선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 엔화 약세와 고금리통화들의 강세는 동반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지난 밤의 흐름은 이 정석에서 다소 어긋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지만 달러/엔과 유로/엔 그리고 유로/달러 등은 뉴욕 장 개장 후 1시간여 만에 상승폭을 줄여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호주달러/달러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를 따라 강세가 3시간여 더 지속되기는 했으나 장 후반에는 앞의 통화 쌍들과 유사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이것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 속에 숨어있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일단 주간실업보험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늘어나 고용이 거의 개선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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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용지표의 부진은 주택시장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비록 6월 기존주택판매가 예상치(-8.1%)보다 호조(-5.1%)를 보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는 수치다.
5월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0.5% 올랐지만 급증하는 미국의 주택매물 재고가 가격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더블딥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지표의 부진이 이끄는 증시의 조정과 원화의 약세 가능성을 염두 해야 할 시점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토요일 새벽 1시에 발표되는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보에 더 민감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몸을 사렸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오늘 달러/원은 10거래일 만에 1190원대에 복귀하겠지만 공격적인 리스크 선호는 유럽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후 시장의 방향성을 확인한 후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 오늘의 예상 range: 1190원과 1205원 사이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후의 원화 방향성**
<시나리오1- 유로화 반등세 지속: 가능성 70%>
현재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와 관련하여 시장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너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테스트로서의 정당성이 의심받을 수 있으며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유럽연합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추가자본이 필요한 은행들에 대해 적절한 지원대책이 세워져 있는 만큼 유로화가 과도하게 약세를 보일 확률은 적어 보인다.
또한 유럽자금시장의 정상화와 관련하여 유로존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반면에 미 연준의 통화 정책 추가완화 가능성에 미국의 시장금리는 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당분간 유로화 반등을 전망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라고 할 수 있다.
37일간 연속으로 급등한 유리보에 대해 거래상대방 리스크를 반영한 것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유로자금시장 정상화와 관련한 유리보의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유로화의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에 유럽에 시장을 움직일만한 악재가 등장하지 않는 다면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경제지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악재가 부재한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지난 7월1일과 15일의 경우처럼 글로벌 달러는 펀더멘탈을 반영한 약세기조가 예상된다. 물론 지난 21일의 경우처럼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자산시장을 급락세로 이끌며 달러화가 안전자산통화로서 강세를 보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의 약세는 수출증대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와도 일치하며 그간 유로화 약세의 덕을 본 유럽제조업체의 실적호조가 유로화의 반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미 경제지표의 부진은 안전자산 선호에 의한 달러 강세 보다는 펀더멘탈에 의한 달러화의 약세로 이어질 빈도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달러의 약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미 경제지표의 부진과 이에 따른 증시의 조정이 예상되고 있는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때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미 제조업체 실적에 도움이 될 때 약세의 속도는 급격히 둔화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도 서로 대칭을 이루려는 챠트의 본능상 달러인덱스의 경우 추가하락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달러/원의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달러의 약세는 미 경제지표의 부진과 증시의 조정이 수반되니만큼 아시아 시장에서는 달러/원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달러의 약세는 원화에게는 중립적인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나리오 2 - 유로화 약세 반전: 가능성 30%>
유로/달러는 지난 6월 7일 1.1874달러를 기록한 이후 유럽 스트레스 테스트의 긍정적인 결과 전망을 반영하며 꾸준히 반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스트레스 테스트가 발표된 이후에는 설사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라는 시장의 격언대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
이 경우에 시장은 엄격한 재정감축에 따른 미래의 유로존 경제 성장률 둔화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유로화를 팔아 호주달러나 원화에 투자하는 유로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여 원화에는 강세재료가 될 전망이다.
유럽재정적자 사태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단계로 인식되었을 때는 호주달러와 원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남유럽국가들이 신용등급 강등 후에도 국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유로캐리트레이드를 제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강세에 따른 원화 강세 가능성>
시나리오 2 외에 원화의 강세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재료는 중국으로부터 나올 전망이다. 어제와 같이 경기둔화로 중국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할 기대감이 이어질 경우 중국증시의 상승은 국내증시와 상품통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원화에게 강세재료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중국이 내수 정책을 이어가면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획재정부의 분석을 고려할 때 위안화의 강세는 우리나라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원화의 동반 강세를 유도할 전망이다.
따라서 대내외적인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향후 원화 약세에 미치는 재료보다는 강세에 미치는 재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금리의 추가 인상과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뒤따를 경우 원화 강세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ttp://twitter.com/FX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