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 '재미없는' 마무리, 일회성 테마 장세… "하반기 실적, 낙폭과대주 초점"
'재미없는' 실적시즌이 끝났다. 기업 이익은 사상 최고치 수준이었지만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강세를 보인 종목은 소수에 그쳤고, 그나마 IT관련주들은 실적시즌 후반에 들어가며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급락세를 보였다.
재미는 없어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았을까.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며 시장은 진공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경기 모멘텀은 아예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1800 돌파의 주역으로 주목받던 외국인마저 매도우위로 돌아서며 수급도 꼬여가고 있다.
실적과 경기, 수급 모멘텀이 영향력을 상실한 가운데 시장은 개별 재료 찾기에 분주하다. 16일 증시에서 원전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한 예다. 한국이 폴란드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한전기술 한전KPS 조광ILI 광명전기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제안했다는 소식에 남북경협주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료업체인 조비가 장 초반 상한가 근처까지 상승한 것은 물론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도 4% 이상 올랐다.
지난 주 초반 우선주가 돌아가면서 급등세를 보였던 것이나 주 후반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던 것도 유사한 움직임이었다.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뉴스 흐름과 수급의 쏠림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테마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는 모멘텀 공백 장세에서도 개별재료를 쫓으며 투자하는 것이 투자대안으로서 한계가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단기간에 '반짝' 상승세를 보이고 마는 테마주의 특성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관의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며 개인 투자자들은 개별 재료에 따라 투자시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개인의 경우 정보접근성에 한계가 명확하고 리스크도 커 테마투자를 권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테마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기업 실적 측면에서 기대할 것이 없는 부실 종목들이 테마 바람만 타고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에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오히려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를 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의 시장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순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재 상승해 손실이 안 나야 한다"며 "일부 부실 테마들의 경우 재료희석 이외에 주가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 개인에게 손실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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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테마 투자 외에 낙폭 과대주에 대한 투자나 하반기 기업이익 전망이 꾸준히 높아지는 종목에 투자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 경기 회복의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기적인 투자전략을 가져가야한다는 것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 입장에서는 낙폭이 컸던 쪽이 들어가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유리한 전략"이라며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키높이를 맞춰놓은 상황이라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IT업종 등은 이미 상반기만으로 지난해 이상의 이익을 낸 업종들이 있다"며 "이 같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내년 이후의 수익실현을 목표로 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당과 실적이 동시에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배당주 투자시점으로는 다소 이르지만 실적 개선 기대감과 배당성향을 함께 고려해 중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수익기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형렬 애널리스트는 "배당시즌에 접근할수록 배당성향이 높고, 꾸준히 고배당을 실행해 왔던 기업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것"이라며 "배당투자 목적과 함께 기업이익에 기준한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더해진다면 시장 혼란기에 고배당주를 대상으로 한 전략은 가장 바람직한 위험회피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