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 재부각과 더블딥(반등 후 재하락)에 대한 불안으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6일 장중 1730선도 위협받으면서 이달초 1780선에서 50포인트 가량 빠졌다. 어디를 둘러봐도 반등을 이끌어낼 호재는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분위기다.
이 같은 주식시장의 흐름과 달리 채권시장은 강세다.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채권가격을 주도하는 미국시장에서 채권 강세는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은 지지선이라 여겼던 2.5%를 하향 돌파했다. '디플레이션'이라면 떨어져야 할 채권 가격이 국채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채권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소연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국채뿐 아니라 채권이라면 가격과 종류, 등급을 불문하고 '사자'를 부르짖는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채권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연동국채(TIPS)는 채권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TIPS 10년물은 지난 4월 1.7%에서 최근 1.0% 수준까지 급락했다.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디플레이션과 더블딥이 온다면 현금 선호가 높아지면서 미국정부의 경제 신뢰도를 나타내는 TIPS를 비롯한 채권가격은 최근과 같은 채권선호가 아니라 오히려 떨어져야 맞다.
미국은 투기등급 채권의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더블딥으로 간다면 채권도 수중에 필요없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한국증권에 따르면 상환 가능성이 낮고 망할 여지가 큰 기업의 채권인데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정하는 B등급 달러화 채권의 수익률은 단기, 장기물 할 것 없이 고르게 하락중이다. 2008년 리먼사태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증권은 전한다.
채권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주식의 수익률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는 일드갭(Yield Gap)을 감안해도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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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드갭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5.7%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2000년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미국의 일드갭은 2%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4월 3%선에서 4달만에 2.7%나 차이가 벌어졌다는 점은 채권은 인기를 보이는 반면 주식은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의미다.
미국 채권가격에 대한 쏠림 현상은 그만큼 주식이 싼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내포하고 있다. 더블딥이 실제 발생할 것으로 받는다면 적어도 채권가격도 폭락하면서 일드갭이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국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경제가 둔화된다는 점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채권시장에 쏠림 현상이 최근 글로벌 경제의 단면이라면 거꾸로 증시에 베팅할 필요도 잇다. 역사적으로 쏠림 현상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채권에 대한 쏠림이 풀린다면 보다 가격이 싼 주식으로 시선이 모아지며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간간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나타내기는 해도 결과적으로는 미국증시에 대부분 증시가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증시도 미국 시장에서 벌어지는 채권 쏠림 현상이 풀리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박소연 연구원은 "채권 대비 주식의 가격이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증시에는 거품이 없는 상태"라며 "채권시장으로 자금 쏠림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지금이 중장기적으로는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