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 돌파 후 맞은 삼성電의 아쉬운 실적… 소설 표현처럼 "공기 바뀐" 상황 우려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이다. 의문을 안고 있다는 것.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공기가 바뀌고 풍경이 변했다. 나는 이 물음표 딸린 세계의 존재양식에 되도록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역, <1Q84> 中
7일 한국증시는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2년10개월 만에 1900선을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에 들떴던 코스피 시장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며 한층 차분해졌다.
조정 치고는 꽤 심심하다. 전날보다 3.10포인트, 0.16% 하락했다. 돈으로 따져보면 1000원 가지고 있다면 1.6원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그만큼 1900선의 지지가 공고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시장의 분위기는 단순하지 않다. "공기가 바뀌고 풍경이 변했다"는 소설 속 표현이 적합하다. 이날 장 시작 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은 4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조원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4조8000억원에 머물렀다. 시장 추정치 하단 수준이다.
당초 시장의 추정치는 회사 측이 발표한 잠정치와 비슷했다. 다만 최근에 몇 차례 상향조정된 수치가 나오며 5조2000억원까지 올라있던 상황이다. 최근 추정치가 오히려 부정확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이미 충분히 눈높이가 낮아져 있다고, 추정치를 하회한 실적의 의미를 평가절하 하는 해석도 있다. 시장의 조정 폭도 미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는 앞으로 진행될 3분기 어닝 시즌 전체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시장의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1900선을 돌파하며 가격 부담감도 이미 커져 있던 상황이다. 화학 업종 등 몇몇 업종에서는 이미 기관의 매도세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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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선을 돌파하며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식 농사는 다 지었다"는 말도 많았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3분기 실적 모멘텀이 필요하지만 그 첫 단추인 삼성전자가 부진했다.
게다가 4분기 실적에 대한 "의문 부호(questiong mark)"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분기 실적 우려는 이번 상승장에서 지수가 1880선에서 잠시 주춤거릴 당시 본격적으로 부각됐었다.
그 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며 4분기 이후의 실적에 대한 우려감도 덜어졌다. 1900선 돌파도 일정 부분 이같은 실적 우려감 완화에 기댄 것이 없지 않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대치를 못 미쳤다. 이른바 실적 '피크 아웃(Peak Out)'에 대한 우려감이 또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물음표 딸린 세계의 존재양식에 되도록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이 닥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