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MMF '환매도미노' 우려, 4.5조 긴급 지원

법인MMF '환매도미노' 우려, 4.5조 긴급 지원

임상연, 김성호, 권화순 기자
2011.01.28 16:37

(종합)10일간 11조 유출, 증금 유동성 공급… 당국 감독강화 "설 이후 진정 전망"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후 초단기 금융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연일 수 조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자금이탈은 특히 금리에 민감한 법인 MMF에서 집중되고 있다. MMF 자금흐름이 심상치 않자 한국은행은 4조원이 넘는 자금을 풀며 유동성 지원에 나섰고, 금융감독당국도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기습 금리인상에 법인MMF 10.6조 이탈

28일 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MMF에서는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이후 10거래일 동안 11조306억원이 순유출됐다.

자금은 주로 법인MMF에서 빠져나갔다. 이 기간 개인MMF에서는 2637억원, 법인MMF에서는 무려 10조6836억원이 이탈했다. 법인MMF에서는 특히 최근 이틀간 5조6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상 월말에 접어들면 기업들은 결산을 위해 일시적으로 MMF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작년 1월의 경우 중순이후 월말 MMF잔액은 2조원 가량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법인MMF 자금이탈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물 금리상승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로 CD 금리는 0.22%포인트, CP 0.18%포인트 상승했다.

MMF는 장부가 평가로 수익률을 계산하지만 금리상승으로 시가와의 괴리율이 0.5%이상 벌어질 경우 시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수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업계관계자는 "시가평가 전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단기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자산운용 불씨...환매 불안 확산

MMF 환매대란 우려는 하이자산운용이 시발이 됐다. 한국은행의 '기습' 기준금리 이상 이후 단기채권 금리가 치솟자 MMF 수익률 하락을 우려한 시중은행 2곳에서 먼저 환매를 시작했고, 나머지 은행들도 환매에 가세했다.

이렇게 하이자산운용의 법인MMF에서는 불과 10일만에 2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설정액은 6373억원으로 급감했다.

A은행 관계자는 "자금 이탈이 시작된 2주전에 곧바로 발을 빼 별다른 손해를 안 봤지만 막차를 탄 은행은 수익률이 2%가 안 나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 "기준금리가 2.75%이니까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MF 수익률 하락 우려는 업계 전체로 확산돼 은행 기업들의 자금인출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산은자산운용의 법인MMF에서는 1조1273억원이 빠져 설정액이 2조2894억원으로 감소했고, IBK자산운용 1조163억원, KB자산운용 1조35억원 등도 1조원 이상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나UBS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흥국투자신탁운용 등에서도 4~7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이탈했다.

업계관계자는 "MMF 대량환매는 단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특정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단기간에 환매가 몰리면서 놀란 여타 기업들도 자금인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부당국 긴급 자금수혈...환매불안 설이후 최대고비

한국은행은 전날 증권금융에 4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집행했다. 증금은 이중 1조6000억원 가량을 MMF에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MMF발 단기금리 상승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8일 "기업의 자금수요가 몰리면서 법인 MMF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 시장의 불안감이 있다"며 "하지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내주부터는 자금이탈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MF 괴리율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닌데다 한국은행에 이어 시중은행들이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자금관리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이날 시중은행들은 약 1조원 가량을 MMF에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어제 3000억원이 유입되는 등 자금이탈이 어느정도 진정된 것 같다"며 "오늘도 은행권에서 약 1조원 가량이 MMF에 들어올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감독당국과 업계는 설 명절이후 자금흐름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MMF 시장안정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관계자는 "설 이후 MMF 자금흐름과 함께 특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물가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충격 등을 고려하면 연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 MMF 자금이탈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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