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새 10.6조 이탈… 한은 증금에 4.5조 집행 1.6조 MMF 투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후 초단기 금융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연일 수 조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자금이탈은 특히 금리에 민감한 법인 MMF에서 집중되고 있다.
MMF 자금흐름이 심상치 않자 한국은행은 4조원이 넘는 자금을 풀며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28일 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MMF에서는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이후 10거래일 동안 11조306억원이 순유출됐다.
자금은 주로 법인MMF에서 빠져나갔다. 이 기간 개인MMF에서는 2637억원, 법인MMF에서는 무려 10조6836억원이 이탈했다. 법인MMF에서는 특히 최근 이틀간 5조6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상 월말에 접어들면 기업들은 결산을 위해 일시적으로 MMF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보통이다. 1월의 경우 설 자금수요까지 겹친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작년 1월의 경우 중순이후 월말 MMF잔액은 2조원 가량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법인MMF 자금이탈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물 금리상승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MMF는 장부가 평가로 수익률을 계산하지만 금리상승으로 시가와의 괴리율이 0.5%이상 벌어질 경우 시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수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업계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후 대부분의 MMF의 괴리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지만 아직 시가평가로 전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하지만 단기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즉 금리에 민감한 기업들이 단기금리 추가상승을 우려해 미리부터 자금을 빼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CD와 CP 금리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로 CD 금리는 0.22%포인트, CP 0.18%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자금을 계속 빼 갈 경우다. 운용사는 기업이 환매를 요청하면 보유중인 단기채권을 팔아야하는데 이 경우 MMF 수익률은 더 떨어져 추가 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단기채권 공급이 늘어 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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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권 펀드매니저는 "금리상승으로 MMF 괴리율이 커지면 먼저 자금을 빼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벌어진다"며 "물가상승률이 4%대에 육박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MMF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자 한국은행은 전날 증권금융에 전날 4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금융은 이중 1조6000억원 가량을 MMF에 집행했다. 업계에서는 MMF발 단기금리 상승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정례적으로 한국은행에서 국고를 집행하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