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펀드 올 평균수익률 -4.41%… "선물 롤오버 효과로 저조"
이집트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 이른바 '자스민혁명'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가가 폭등하고 있지만 정작 원유펀드의 수익률은 바닥을 기고 있다. 국내 출시된 원유펀드 모두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다보니 시세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21일 기준)은 전날보다 1.40달러(1.4%) 오른 배럴당 100.36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8년 9월8일(101.83달러) 이후 30개월 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도 전일 대비 3.14% 오른 105.74달러를 기록, 2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경신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역시 전날보다 6.33%나 오른 95.39달러까지 올랐다.
이 같은 유가폭등에도 불구 WTI에 투자하는 국내 원유펀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원유펀드는 총 5개로 올 들어 평균수익률은 -4.41%(21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WTI 현물가격이 -3.87% 하락한 것을 감안해도 부진한 성과다. 또 원자재, 농산물 등 상품펀드(Commodity Fund) 평균수익률(6.45%)은 물론 주식형펀드(국내 -0.95%, 해외 -1.43%)보다도 저조하다.
펀드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가 -5.69%로 가장 부진했다.
또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2(원유-파생)(A)'가 -5.35%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원유-파생)(A)' -4.52%,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WTI Index특별자산 1[원유_파생]종류C- 1' -4.6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TIGER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가 -1.84%로 가장 선전했다.
펀드 성과가 부진하자 투자자들도 발을 빼고 있다. 실제 원유펀드 전체 설정액은 연초 383억원에서 340억원으로 43억원 가량 감소했다.
원유펀드의 부진한 성과는 투자한 WTI선물 만기 때 발생하는 '롤오버(Rollover, 만기연장) 효과' 때문이다. 보유한 선물을 매도하고 만기가 남아 있는 다른 선물을 사는 과정에서 선물간 가격차이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상 원원물이 근원물보다 비싼 콘탱고(contango) 상황일 때 롤오버 손실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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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선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WTI 3월물과 5월간 가격차이가 5달러가 넘는 등 콘탱고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롤오버 과정에서 더 비싼 선물로 갈아타면서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유펀드 '롤오버 효과' 효과로 인해 유가와 실제 펀드 성과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은 "원유펀드는 대부분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제 현물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며 "따라서 단기적으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자산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유선 과장은 "WTI선물이 콘탱고 상황이라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유가는 단계적으로 오르고 선물가격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